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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직장 옛말' 네이버·카카오, 상사 갑질·근로 기준법 위반 '횡포'

류범열 기자 ㅣ ryu4813@chosun.com
등록 2021.06.07 17:30

네이버 노조 "조합원 10명 중 1명 주 52시간 초과 근무"…상사 괴롭힘에 극단적 선택·과도한 업무 시달려
카카오, 인사 평가부터 성과급·직원 차별대우·근로기준법 위반 몸살
네이버·카카오 기존 대기업 경직된 문화 답습 지적도

네이버·카카오 본사


주52시간 초과 근무 등 IT업계의 노동 환경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들이 일하고 싶은 기업으로 꼽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주 52시간 초과 근무 등 근로기준법 위반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IT기업 특유의 수평적이고 열린 소통 구조를 추구했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기존 대기업의 경직된 문화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네이버 직원은 물론 네이버노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상급자로부터 모욕적인 언행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네이버 노조는 "고인은 지나친 업무지시로 인해 야간·휴일·휴가 가릴 것 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다"며 "또 상급자인 임원A로부터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업무 지시와 모욕적인 언행, 해결할 수 없는 무리한 업무지시 등을 받으며 정신적 압박에 고통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의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A에 대해 “고인이 2년 이상 회사에 수차례 문제 해결을 요청했음에도 묵살당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3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가 참석한 회의에서도 관련 문제가 제기됐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임원A는 고인의 평가, 연봉인상률,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보상 등 인사 전반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였고 고인에게 스톡옵션 보상 등을 언급하며 압박한 점을 확인했다고 노조 측은 밝혔다.

일부 사업장에서 법정 노동시간 한도 초과를 비롯한 근로기준법 위반이 횡행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네이버 노조가 지난 3월 비즈·포레스트·튠 등 3개 사내독립기업 소속 조합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10%가 ‘주 52시간을 초과해 일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해당 조합원들은 ‘서류상’ 초과 노동시간 발생을 피하기 위해 근태관리 시스템에 근무시간을 실제보다 적게 입력하고 휴게시간은 늘려 잡았다. 법정 노동시간이 다 차서 자동으로 생성된 임시 휴무일에 업무를 하기도 했다. 노조는 긴급 장애 대응이나 서비스 출시 임박 등 개인이 업무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노조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측에 근무 시스템 개선 및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공식적으로 요구했다.

취업준비생 선호도 1위에 오른 카카오도 인사평가, 근로기준법 위반 등 연이은 내홍을 겪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 등 근로기준법을 다수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성남지청은 지난 4월 카카오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등의 6개 항목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2월에는 '함께 일하기 싫은 직원을 꼽으라'는 인사평가 항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회사가 일부 임원급 직원들에게만 고급 호텔 숙박권을 지급하는 식으로 차별 대우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내부에서 반발이 일기도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네이버와 카카오는 IT기업 특유의 수평적이고 유연한 조직이 아니"라며 "기존 대기업의 경직된 문화를 답습해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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