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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제훈 "전작들 덕분에 '모범택시' 선택할 수 있었죠"

하나영 기자 ㅣ hana0@chosun.com
등록 2021.06.03 13:29

'모범택시' 이제훈 인터뷰 / 사진: 이제훈 제공

역시 '믿고 보는' 이제훈이다. 지난달 29일 운행을 마친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를 통해 원톱 주연의 저력을 입증,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분명한 흥행 드라마를 남겼다. 이제훈은 이에 대해 자신의 공을 앞세우기 보다는, 함께 해준 사람들에 대한 감사로 말을 돌렸다. 

"여러가지를 짊어진다는 점이 무게감이 있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동시에 제가 책임을 제대로 직면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인데, 그런 것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제작진과 연출,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함께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결코 제가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런 부분에 대한 열망과 의지를 함께 만드는 사람이 동참해줬기 때문에 의미있게 잘 마무리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저로서는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

'모범택시'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이제훈은 택시기사 '김도기'를 맡아 무사히 작품 끝까지 주행을 마쳤다. 그는 "촬영이 끝나서 자유롭거나 홀가분한 마음 보다는, 이야기가 앞으로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과 기대감으로 마무리됐다. 함께 작품을 만들어준 모두의 마음을 모아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 기회가 오기를 바란다"라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특히 '모범택시'는 1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분명한 흥행을 거두었다. 사적 복수 대행극을 앞세운 '모범택시'가 성공한 이유가 무엇일까 묻자, 이제훈은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사건에서 피해자의 억울함과 울분을 드라마에서 표현했다는 점이 많은 시청자께 공감이 됐고, 어떤 지지를 보여주신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사실 현실에서 용인되거나 용납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허구적인 상상력을 통해 대신했는데, 더이상 이런 사건사고에 있어 피해자나 억울한 사람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큰 것 같다"라는 생각을 전하며 "저도 이러한 일들에 있어서 앞으로 지나치거나 하지말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겪는 일에 더 관심을 갖고자 한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무엇보다 이제훈은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베일을 벗은 '무브 투 헤븐'과 '모범택시'까지 사회적 약자와 이슈들에 대해 다루는 작품에 연달아 출연하며 '노선이 확실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제훈은 "배우라는 직업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어떠한 인물을 연기하고, 고민하고, 탐구하는 과정에 있어서 인물을 둘러싼 환경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다 보니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라며 "앞서 선택했던 '시그널', '박열', '아이캔스피크', '무브 투 헤븐'이 있었기 때문에 '모범택시'를 선택한 계기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제훈의 진심이 담긴 덕분에 '김도기' 캐릭터는 보다 매력적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김도기는 여타 히어로물의 주인공과 달리 '다크히어로'라는 점을 앞세운다. 마냥 '선'에 가까운 캐릭터가 아닌 것. 이제훈은 '다크히어로'의 차별점에 대해 "현실에 좀 더 발붙어서 표현할 수 있는 지점들이 많아 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범택시'는 '그것이 알고싶다', '궁금한 이야기Y' 등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한 박준우 PD와 만나 실화 기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이제훈은 "이 작품을 선택한 것에 있어서 연출자 역시 큰 영향을 미쳤다"라며 "'모범택시'가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방식이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연출자의 자세와 태도가 저한테 중요했다. 재미로 그냥 만들면 안된다는 것을 잘 알고, 누구보다 잘 만들 수 있는 연출자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김도기 캐릭터의 매력을 더한 또 다른 포인트는 다양한 부캐들의 향연이었다. 이제훈은 "김도기 본캐와 부캐 사이에 갭이 있다면 받아들이기에 부담스럽거나 이해가 어렵지 않을까 우려도 있었지만, 제가생각한 영역에 대해 흔쾌히 받아들여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만약 시즌2가 쓰여진다면, 더 많은 에피소드들에 대한 부캐를 보여드리고 싶다"라는 바람을 밝혔다.

특히 이제훈은 다양한 부캐들 만큼, 다양한 분장을 선보였는데, 과거 회상신 등을 통해서는 군복은 물론, 교복까지 완벽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이제훈은 "제 나이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우려를 했지만, 무난하게 넘어가서 다행인 것 같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여기에 이제훈의 애드리브까지 더해져 김도기는 보다 더 완벽한 다크 히어로가 될 수 있었다. 이제훈은 "고은이가 다시 납치된 이후 그 사람을 처단했을 때, 핸드폰을 달라고해서 처절하게 발로 짓밟는 모습을 보면서 지켜보기가 힘들어서 안아준 장면도 애드리브였고, 마지막에 도기의 어머니를 죽인 사람을 만났을 때 '아들만은 건들지말라'고 했을때, '네가 만든 피해자도 너처럼 외면했겠지?' 대사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캐들을 소화하면서는 다양한 애드리브를 할 수 있었다며 "교생선생님이 가해자 학생에게 1천원을 주면서 햄버거와 콜라를 사오라고 하고 거스름돈을 가지라는 것도 애드리브였다. 막 지어내서 한 것들도 감독님께서 좋다고 용인해주셨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좋은 배우와 좋은 연출이 만났을 때, 만들어낸 시너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다만 이제훈은 자신에게 '모범택시'가 온다면 타지 않을 것 같다며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는 고민을 안겨주는 것 같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좀 더 올바른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다만 1~16회까지 이야기를 쭉 돌아보며 내가 그들이 된다면, 단순히 복수를 하지 않겠다고 쉽게 단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힘들고 어려운 피해자들이 더이상 생겨나지 않게끔 사회에서도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걸 이 드라마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러한 바람을 담아 시즌2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이제훈은 "이 작품을 이대로 떠나보내는 것이 너무 아쉽고, 김도기 캐릭터를 통해 살아가고 싶고, 또 '모범택시'를 하고 싶은 열망이 크다"라며 "함께 하는 사람들이 또 함께 가야 의의가 있는 만큼, 저는 참여한 배우로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기다리고 싶습니다. 시청자 분들께서 많은 의견과 성원을 보내주셔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시즌2를 꼭 만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제훈은 김도기의 앞으로에 대해 "변함없이 그 위치에서 아프고 억울한 사람을 대신하며, 해결사 역할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는 생각을 밝히며 "저라는 사람이 가진 다채로운 모습과 이상을 보여주는 뛰어난 인물을 연기한 자체가 소중하고 감사하다. 또 다른 이야기를 써내려갈 수 있다면, 더 잘해내고 싶다. 잘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겠다"라고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훈의 간절한 바람이 시즌2까지 닿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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