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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유통 라이벌 롯데 제쳤다…이베이 인수전 승자는?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21.05.27 16:28

신세계, 아시아 유통기업 순위 2계단 상승 9위, 롯데 12위 '역전'
신세계‧네이버 연합 VS 롯데 '합종연횡' 고심…물밑싸움 치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조선DB

거래액 20조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치열한 물밑싸움을 벌이고 있는 신세계가 아시아 유통기업 순위에서 롯데를 제치면서 아시아 최고 입지를 굳혔다. 


27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2021 아시아 100대 유통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유통기업 순위에서 신세계가 9위, 롯데가 11위를 기록했다.


롯데는 2019년 9위에서 두계단 하락했고 신세계는 1계단 올라 순위가 역전되면서 라이벌 롯데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모습이다. 신세계그룹의 지난해 온오프라인 유통 판매액은 247억5100만달러, 롯데그룹의 판매액은 210억5700달러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국내 유통 전문가들은 다음달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서 신세계와 롯데의 경쟁이 한층 더 뜨거워 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에게 본입찰 일정을 다음달 7일로 통보했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이 측이 원하는 가격은 5조원대지만 원매자들은 적정가를 60% 수준인 3조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커머스 업계 3위인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향후 판도가 뒤바뀔 수 있는 만큼, 후발주자들은 인수전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다.


지난달 진행된 예비입찰에서는 신세계 이마트와 롯데지주, SK텔레콤 그리고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왼쪽 첫번째), 한성숙 네이버 대표(왼쪽 두번째), 강희석 이마트 대표(왼쪽 세번째),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지난 3월 서울 JW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네이버 사업제휴합의서 체결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신세계그룹 제공

특히, 유통 라이벌 신세계와 롯데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신세계는 e커머스 1위 네이버와 연합전선을 구축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신세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마트의 현금성 자산은 1조5000억원으로 이베이 측이 원하는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네이버의 2조6692억원과 합칠 경우 4조원이 넘는 실탄을 확보할 수 있다. 네이버 역시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쿠팡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생기는 것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3월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 등 양사 주요 관계자가 만나 커머스, 물류, 멤버십, 상생 등 전방위적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영역 확대, 물류 경쟁력 강화, 신기술 기반 신규 서비스 발굴, 중소셀러 성장 등 유통산업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마트는 네이버를 통해 온라인 유통 부문을 보완하고 네이버는 이마트의 상품 구매와 구성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온라인쇼핑 통합플랫폼 '롯데온(ON)'/롯데쇼핑 제공

롯데 역시 네이버-신세계 연합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동맹을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최근 예비입찰에 최종 불참한 카카오에 이베이코리아 공동 인수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공을 들이는 것은 매년 30조원씩 커지는 e커머스 시장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의 온라인 통합쇼핑몰 롯데온(ON)의 올해 1분기 매출은 2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9% 감소했다.


하지만, 롯데는 신세계 등 예비 경쟁업체 보다 자금력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2일 이사회를 열어 롯데월드타워 및 롯데월드몰 지분 전량인 15%를 8300억원에 롯데물산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롯데쇼핑은 부동산(5개 점포 및 물류센터 토지)을 롯데리츠에 양도해 약 7300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기준 롯데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9132억원이다. 이번 자산 매각 금액까지 포함할 경우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롯데쇼핑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조8615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약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을 확보한 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워낙 입찰가격이 높아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위험을 줄이는 전략을 펴고있다"며 "현금 자산이 풍부한 롯데가 손을 잡는지에 따라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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