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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소금도시’ 울산을 재조명…문홍일 씨, '울산의 문화유산 마채제염' 출간

윤요섭 기자 ㅣ ys501@chosun.com
등록 2021.05.25 18:10 / 수정 2021.05.25 18:12

울산 4만 8000평 갯벌 바닷물 끌어들여 최고 품질 ‘자염’ 생산

문홍일 울산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울산대

한반도 최대의 소금 생산지였던 울산의 소금을 문화유산 관점에서 연구한 '울산의 문화유산 마채제염'(문홍일, 남흥제염문화연구원, 179쪽)이 출간되어 산업도시 울산의 옛 모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홍일 저자는 “1903년 간행된 오카 요이치(剛 庸一)의 '최신한국사정'에 ‘한국에서 울산은 소금 생산지로 유명하다"는 기록도 있고, "실제 조사 결과 북구 염포염전을 포함해 울산이 전국 생산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한반도 최대 소금 생산지였다”고 강조한다.
  
마채제염은 마채염전에서의 소금 제조를 말한다. 마채염전은 1960년대까지 울산시 남구 부곡동과 하개동, 울주군 청량읍에 걸쳐 형성되었던 염전으로, 지금은 석유화학공단이 자리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염전 흔적이 남아 있는 울주군 청량읍 화창마을을 중심으로 현장조사, 지적도와 토지대장 등 문헌 확인, 주민 채록으로 마채염전 고증을 거쳐 현재 10필지 5378평의 염전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마채소금은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에 말려 생산하는 천일염과는 달리, 바닷물을 끓인 자염(煮鹽)이다. 밀물 때 들어온 바닷물을 도랑에 가두었다가 갯벌에 뿌린 뒤 햇볕과 바람에 말리면 소금으로 응고되고, 여기에 다시 바닷물을 부으면 염도가 30~40% 이상 높아진 염수를 얻을 수 있다. 이 염수를 끓이면 자염이 된다.
  
조선 중기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과 '태종실록, '경상도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 등 사료를 통해 염업 중심지로서의 울산을 조명한 것은 산업도시인 울산의 정체성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934년 간행된 '울산읍지'에는 울산면 삼산염전이 3만 6000평에 21만 6000근, 하상면 대도염전이 3000평에 4400근, 대현면 합도염전이 3650평에 1만 3400근, 청량면 마채염전이 5500평에 2만 7500근을 각각 생산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마채염전의 구체적인 생산과정을 밝힌 것도 흥미롭다. 조수간만의 차가 적어 바닷가에서 해수를 끌어들이기 쉬운 갯벌로 이루어진 마채염전의 환경과 소금을 제조하는 염막, 간수 공장, 각종 도구와 장비를 그림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의관을 갖추고 태화루에 오르니, 강가 염전에는 소금이 하얗게 널려있네”(이정화(1811~1860)의 '태화루').
  
문인들이 한시(漢詩)를 통해 노래한 울산의 염전과 소금 생산 모습, 화창마을이 개최하는 마채소금축제, ‘울산 소금’ 주제 심포지엄 등을 소개하면서 문화유산으로서의 마채염전 방향성도 제시하고 있다.
  
저자 문홍일 씨는 목포 출생으로 울산대학교 일반대학원 문화유산․문화콘텐츠학과에서 학위를 받고 전남 신안과 울산의 소금 분야에 천착하면서 '팔금도제염문화 100년'(남흥제염문화연구원, 2019), '위대한 유산 천일염'(남흥제염문화연구원, 2020) 등을 출간했으며, 현재 울산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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