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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골목상권 '퀵 서비스'까지 진출…영세 오토바이배달 공멸 우려

류범열 기자 ㅣ ryu4813@chosun.com
등록 2021.05.11 17:44 / 수정 2021.05.11 17:59

전국 3천여개 퀵사 비상…"대기업 진출해 단가 낮추면 생존 위협"
최승재 의원 "종국엔 수수료만 오르고 비용은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가될 것"

/사진 = 뉴시스


카카오모빌리티가 소위 오토바이 배달로 불리는 '퀵 서비스'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골목상권 침투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배달로 먹고사는 영세 퀵서비스 업체(이하 퀵사)들이 공멸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택시·대리운전처럼 카카오가 퀵 서비스 시장을 단기에 장악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택시시장처럼 수수료 무료 및 이벤트성 지원금 등을 살포해 기사를 모집한 후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 수수료를 높이는 전형적인 수법을 쓸 것이란 분석이다. 택시에 이어 오토바이 배달까지 전방위적인 골목상권 진입이 중소 영세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것이란 지적이 지배적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6월 말부터 퀵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부터 '카카오T 픽커' 앱으로 퀵 서비스 기사 모집을 시작했다. 사전모집 10일만에 기사 1만여 명이 등록하는 등 큰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여기에 사전 등록 1만여 명 중 절반 이상이 도보, 자전거, 킥보드, 자가용 등의 이동 수단으로 참여를 희망해 일반인 참여를 통한 시장 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보여진다.

박지은 카카오모빌리티 T비즈플랫폼팀 이사는 "카카오T 퀵 기사는 자가용, 자전거, 도보 등으로 이동하는 일반인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프로그램비, 보험비 등 추가 비용 없이 최적의 수요 연결이 가능해 추가 수입을 얻고자 하는 모두에게 매력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퀵 서비스 시장 진출로 인해 이용자들에게 편리한 서비스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영세상인들이 수익이 오히려 줄어들 것이란 시선도 적지않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대리운전에 이어 퀵 서비스까지 모빌리티 산업에 전방위적으로 진출이 이어지면서 영세한 골목 상권까지 넘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지역에서 퀵 서비스 기사와 고객·기업을 연결시켜주는 전국 3000여개의 퀵사의 경우 비상이 걸렸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퀵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게되면 시장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퀵 서비스 시장에는 크게 퀵 주문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는 프로그램 업체(플사)와 지역에서 영업과 배달원(라이더)을 관리하는 퀵사가 있다.

현재 플사 1위는 인성데이타로 시장 점유율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퀵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이같은 플사와 퀵사의 역할 동시에 하게 돼 충돌이 불가피하다.

먼저 인성데이타 등 플사의 경우 퀵 기사들로부터 받던 월 1만6500원의 프로그램 사용료 등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더욱이 23%의 중개 수수료를 받던 퀵사의 경우는 후발주자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그보다 낮은 수수료율로 진입한다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앞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 시장 진출에 콜사들이 반발한 것과 같이 기존 사업자들과의 갈등이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 퀵사 관계자는 "퀵서비스에 대기업이 진출해 단가를 낮추면 기존 영세한 퀵사들은 큰 악재"라며 "지금도 힘든데 기존 고객층의 이탈까지 더해지면 생존에 위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종석 충북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독점 횡포 중단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충북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제공


정치권에서도 카카오의 이같은 문어발식 확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승재 국민의 힘 국회의원 "카카오가 전방위적으로 문어발식 사업을 진출하게 되면 모든사업에 과점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며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자들에게 서비스질을 향상시키는게 아니라 수수료만 올라가고 비용 증가는 고객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인 최 의원은 "처음에는 새로운 사업자로 서비스질을 향상시키는 것 처럼 보이지만 온라인 사업 자체는 독과점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많다"며 "무차별적으로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카카오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인다는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퀵서비스 편의성을 표방하지만 궁극적으론 카카오란 대기업이 뛰어들어서 종국엔 서비스 비용이 비싸지고, 이용자인 고객이 부담스러워 소비가 줄어들게 되면 영세 배달오토바이 업자들만 힘들어질 것"이라며 "중간의 플사가 가장 빨리 피해를 보고 결국 오토바이 배달을 하는 라이더들도 더 비싼 수수료를 내게 돼 수익이 더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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