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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새들의 천국' 오산버드파크…눈 앞에서 새들의 비행체험

김동성, 권혁민 기자 ㅣ hm0712@chosun.com
등록 2021.05.10 17:33 / 수정 2021.05.10 18:00

조류 20여종 200여마리·어류 50여종 1000여마리 입실
50미터 활공장은 새들의 놀이터…15일 오픈
황성춘 대표 "미래 한국의 동물원 모습 갖춰"

오산버드파크 내 활공장에 있는 그린칙코뉴어(왼쪽 초록색)와 썬코뉴어(오른쪽 노란색) 모습/사진=권혁민 기자

"새들도 자기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다 압니다."

10일 오후 경기 오산시 오산버드파크(오산자연생태체험관)에서 만난 황성춘(58) 대표는 손가락 위에 앉은 그린칙코뉴어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새들도 다 개성이 있습니다. 참 신기하죠"라며 마치 새들과 대화하듯 새를 바라봤다. 새들도 황 대표의 마음을 알았는지 한 참을 날아가지 않고 황 대표의 손가락에서 재롱을 떨었다.

4층 규모 연면적 4300㎡의 오산버드파크는 오는 15일 가오픈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버드파크 내 어느 장소를 가나 새소리가 귓가에 닿을듯 울려퍼졌다. 동물과 식물, 그리고 국내 최대 높이의 폭포는 마치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듯한 느낌을 줬다.

다른 동물원과 조류체험관은 수평형 구조인 반면 오산버드파크는 수직형 구조여서 더 광활한 느낌을 구현했다. 곳곳에 심어져 있는 각종 열대식물과 꽃은 공기마저 싱그럽게 했다.

통로를 따라 이동해보면 이곳은 새장에 갇힌 새들의 모습이 아닌 뻥 뚫린 새들의 천국이었다. 동물을 알아야 보호할 수 있다는 황 대표의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곳곳에 새와 동물에 대한 정보가 안내돼 있다. 펭귄의 몸, 공룡의 알, 새가 비행하는 방법 등을 그림과 함께 보면 쉽게 이해가 갔다.

버드파크 실내 모습. 수직형 구조로 만들어진 오산버드파크는 어디서든 가장 가까이서 새를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사진=권혁민 기자

수달 수족관은 수달의 장난스러우며 다소(?) 날카로운 성격에 맞도록 다양한 놀이공간으로 꾸며졌고, 펭귄 수족관은 펭귄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 지낼 수 있도록 아담하게 만들어졌다. 뱀 사육장은 바닥에 투명 유리로 돼 있어 더욱 가까이서 실감나게 뱀을 구경할 수 있다. 

4층에서 1층으로 떨어지는 폭포는 국내 최대규모의 실내 폭포다. 

폭포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수족관에는 은색 잉어가 헤엄을 치고 있었고, 파크 내 메인수족관에는 피라루크, 가오리, 비단잉어, 철갑상어, 블랙팁샤크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었다. 아직 입실 전이지만 곳곳에 적힌 사막여우, 미어캣, 이구아나, 독수리, 육지거북 레오파드 등 동물의 이름표는 기대감을 한층 높였다. 이들 동물은 개장전에 모두 입실돼 관람객을 맞을 예정이다.

국내 최대인 50미터 길이의 버드파크 활공장 모습/사진=권혁민 기자

버드파크 3층에 설치된 활공장은 이곳의 하이라이트. 

길이 50미터, 세로 6미터, 높이 7~8미터의 활공장을 날아다니는 새들의 모습은 마치 새들의 천국이었다. 작은 새장에 갇힌 새들의 모습이 아닌 자연속에서 노니는 새들의 운동장이었다. 취재진의 머리위로 쉴 새 없이 날아다녔다. 

현재는 썬코뉴어, 그린칙코뉴어, 파타고니아코뉴어 등 앵무새 150여 마리가 새로운 환경에서 몸을 풀듯 자유롭게 날아다녔다. 이 새들의 고향은 브라질과 멕시코다.

황 대표는 "썬코뉴어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보세요. 도망 가지도 않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린칙코뉴어의 특징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황성춘 대표의 모습/사진=권혁민 기자

다음은 황성춘 대표와의 일문일답.

-오산 버드파크는 어떤 곳이며 조류·파충류 등을 위한 환경을 어떻게 조성했는지.

"오산 버드파크는 국내 2번째 수도권 최초 만들어지는 인간 친화적 동물과 식물로 이뤄지는 생태체험교육관 역할을 할 것이다. 약 8년전 경주에 문을 연 버드파크는 현재까지 약 4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인기에 힘입어 지역적·교육적인 한계를 넘어 수도권에 진출해 오산에 버드파크 체험관을 짓게 됐다. 조류는 약 20여 종 200여 마리, 어류는 50여 종에 1000여 마리, 양서류·파충류 등 50여 종에 100여 마리, 작은 동물(친칠라, 사막여우, 기니피그 등) 20여종에 50여 마리 등이 들어온다. 식물은 1200여 종이다. 오산 버드파크는 자연체험관을 표방하는 동물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작은 새장에 새를 가둬 비행을 하지 못하는 전시관이 아니라, 새의 비행 모습을 볼 수 있는 공간(가로 50m, 세로 6m)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국내 최장의 조류 비행 공간으로, 독수리와 앵무새 등의 각자 다른 비행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또 새를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관람객은 새장안으로 들어가 새와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다. 버드파크는 동물 사육 기준을 철저하게 준수하고 있다. 동물들이 질병에 걸리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격리 공간을 마련했으며 수의사가 상주 근무해 정기적으로 보호·관리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오산시가 먼저 버드파크 조성을 제안했다는데. 그 이유는.

"2017년 4~5월 오산시에서 경주까지 방문해 오산에 버드파크를 조성해줄 것을 제안했다. 당시 시 민원실 옥상을 활용한 공간에 식물이 있는 간이 휴게시설을 계획했는데 이후 '시민이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처음 제안에는 거절했다. 이후 오산시에 대해 살펴본 결과 시가 유네스코 아동친화도시, 교육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아이들이 동식물을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버드파크의 방향과 같아 2018년 1월 시에 버드파크 조성 제안서를 제출하게 됐다." 

-오산 버드파크는 어떻게 조성이 됐으며, 주목할 만한 희귀종 등을 소개한다면.

"오산버드파크의 건축과 실내 인테리어는 100% 달성했다. 생태공간과 동식물 입실은 현재 80% 정도 됐다. 동식물이 살기 좋은 환경 테스트는 끝마친 상태다. 오는 15일 가오픈 예정이다. 모든 준비는 끝났지만 관람객이 왔을 때 동물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는 봐야할 것 같다. 가오픈 이후에도 동물들 컨디션이 좋으면 계속 열 계획이다. 버드파크에는 조류, 어류, 양서류 등 여러 동물이 들어온다. 하지만 희귀 동물이나 지나치게 화려한 동물을 데리고 올 계획은 없다. 인간과 친숙하게 더불어 살 수 있는 동물 중심으로 입실할 예정이다. 동물을 통해 자연을 배우고 동물이 살 수 없는 곳은 인간도 살 수 없다는 생태교육체험관의 역할을 성실히 해 나갈 것이다. 버드파크는 앞으로도 국제 희귀 동식물 조약에 있는 데리고 오거나 사육에 어려움으로 폐사시키는 것을 방지하고, 인간과 친숙하게 만나고 교감할 수 있는 동물 중심으로 갈 것이다."

황성춘 대표가 국내 최대 규모의 활공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권혁민 기자

-경주에도 버드파크가 있는데, 오산 버드파크와 어떤 차이가 있나.

"경주 버드파크는 국내 최초의 조류 전문 동물원이다. 시설이나 동물 계체 확보에 노력해 왔지만 주어진 공간적 한계와 지정학적인 요인 등이 있어 어려움이 있었다. 오산 버드파크는 설계때부터 그동안의 노하우로 좀 더 업그레이드됐다. 경주는 수평 공간을 강조했다면 오산은 수직공간을 활용했다. 경주는 옆에 식물원이 있어 버드파크내 식물원 적인 요소가 부족했지만 오산은 식물원적인 공간을 함께 제공했다."

-버드파크로 인해 오산시에 어떤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버드파크가 시청 옆에 위치해 있는 만큼, 시청을 중심으로 한 주변 상권이 활발해 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산은 관광객 유치 시설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버드파크가 조성됨으로써 오산 주변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리나라의 일부 동물원을 보면 환경이 열악해 동물들이 상처와 고통을 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동물들이 굶거나 보호·관리를 제대로 받이 못해 폐사하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버드파크는 자연 친화를 표방하는 만큼 동물 복지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은 교육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해외에서는 정원에서 닭을 키우기도 한다. 아이들은 키우는 닭이 낳은 알을 먹고 닭의 체온을 느껴보기도 한다. 우리나라 아이들도 동물과 더불어 사는 방법과 동물들의 희생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경기남부지역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은.

"경기남부권이 관광이나 동물원 같은 시설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오산에 와서 들었다. 경기남부지역이 경제는 성장했지만 의외로 문화적으로 소외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 관람객은 1000~1500여명, 연간 30만명 정도 관람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남부지역 주민들에게 새로운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일조하는 공간이 되도록 하겠다."

-교통난, 안전문제, 코로나19 등을 걱정하는 시민들도 있다. 해결 방안이 있다면.

"주변에 주차타워 임대도 생각하고 있다. 제가 전공자는 아니기 때문에 시와 기관, 전문가 등과 충분한 대화와 자문을 구해 해결책에 나설 것이다. 우선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 관람중에는 사육사 등이 안전 통제를 할 것이다. 새에게 물려 상처가 나거나 귀걸이 등 반짝거리는 물건을 물 수도 있다. 그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사육사의 지시에 따라주시길 바란다. 코로나19에 대응해서는 자체 코로나 대응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1단계는 관람객 이력 추진과 2단계 자외선을 통한 방역실 통과, 3단계는 공간 자체가 개방형이며 친환경 스마트 환경 시스템(미세먼지 제어 공조장치·헤파필터 도입)으로 바이러스 '0'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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