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SK부터 네이버까지 끊이질 않는 성과급 논란…MZ세대의 분노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21.02.17 17:13

삼성, LG, SK 이어 네이버도 성과급 지급 기준 노사 갈등

/조선DB

대기업 성과급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올해 들어 부각되면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사내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뮤니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 표시가 빠르게 전파되면서 관심을 더욱 키우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점차 투명성과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직원이 많아 지면서 경영진도 투명한 보상 체계 관리와 사내 소통이 중요한 경영 과제로 부상했다고 분석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SK에 이어 네이버도 성과급 지급 기준을 두고 노사가 갈등을 빚고 있다. 네이버 노조는 지난 6일 전체 임직원에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메일을 보냈다. 메일에는 네이버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올렸으나, 지급된 성과급은 그에 못 미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21.8% 증가한 5조3041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가 일본 자회사 라인 없이 연매출 5조원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실적 초과에 대한 성과급인 2020년분 초과이익배분금(PS)을 연봉의 20%(기본급의 400%)로 지급한다고 지난달 말 공지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에는 실적 부진으로 지난해 초 PS를 못 주고, 대신 기본급의 400%에 해당하는 '미래 성장 특별 기여금'을 줬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코로나 비대면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4% 증가한 5조원을 달성하는 등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PS 액수가 전년에 수령한 특별 기여금과 같은 수준에 그치면서 문제가 됐다. 이에 불만을 품고 SK하이닉스 입사 4년차 직원이 이석희 사장을 포함한 전 구성원들에게 공개적으로 항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결국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 노사 협의를 통해 EVA를 폐지하고 성과급을 영업이익과 연동하기로 했다. 또한 우리사주를 발행해 기본급 200%에 해당하는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사내 복지포인트 300만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

SK텔레콤 노조도 전년보다 20% 정도 줄어든 지난해분 성과급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박정호 사장이 직원들과 소통에 나서고 설 명절용 사내 포인트 300만 포인트를 지급했으나 노조는 임시방편이라며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에서도 성과급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 담당 DS부문은 연봉의 47%, 스마트폰 담당 IM 부문은 50%, 소비자 가전(CE) 부문에 속한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50%, 생활가전사업부는 37% 등으로 성과급을 지급한다고 최근 공지했다.

이러한 지급안에 대해 지난해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려 전사 실적을 이끈 DS 부문 직원들은 합당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가전 부문 직원들도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냈는데 차별받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OPI 지급률이 12%로 책정되자 삼성전자의 TV 담당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지급률 50%)와 비교돼 너무 적다는 불만이 나왔다.

LG그룹에서는 LG화학에서 최근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의 불만이 크다고 한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기본급의 최대 400%, 생명과학 부문은 300%, 전지 사업 담당 LG에너지솔루션은 200%대 성과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배터리 부문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에 비해 보상이 타 사업 부문에 비해 적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연간 적자를 보며 성과급을 지급하지 못했다. 대신 지난해 3·4분기에 연속 흑자를 거두고 적자 폭을 줄인 데 대한 포상 차원에서 고정급의 50% 수준으로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급 논란이 기업내 직원들이 공정성과 투명성, 실리 등을 중시하는 문화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기업 문화를 주도하는 대세가 돼버렸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워라밸과 수평적인 문화, 공평성을 중시하는 MZ세대가 회사의 주 구성원이 되면서 경영진은 이들과의 소통의 방식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