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9년만에 희망퇴직 카드 꺼낸 르노삼성…'서바이벌플랜' 가동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21.01.21 11:44

작년 판매·생산 2004년 이후 최저치…연초 비상경영 돌입해 임원 40% 줄여

선적을 앞둔 르노삼성 XM3. /르노삼성 제공

지난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국내외 판매실적이 급감한 르노삼성자동차가 '서바이벌 플랜'을 가동하고,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앞서 르노삼성은 연초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전체 임원의 40%를 줄이고 남은 임원의 임금을 20% 삭감한 바 있다. 이는 본사인 르노그룹이 수익성 강화를 주문한 가운데, 경쟁력 개선 없이는 향후 신차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취하는 조치다.

르노삼성는 21일 지난 2019년 3월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다음달 26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근속년수에 따른 특별 위로금과 자녀 1인당 1000만원 학자금, 차량 할인 혜택 등 희망퇴직시 받는 처우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인당 평균 1억8000만원(최대 2억원) 수준이다.

르노삼성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12년 8월 이후 약 9년만이다. 당시에는 900여명이 희망퇴직했다. 르노삼성차는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2011년 2150억원, 2012년 1721억원의 적자 상황에서 2012년 '리바이벌 플랜'을 시행해 2013년 영업이익이 445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서바이벌 플랜에는 내수 시장에서 수익성을 더 강화하고, XM3 수출 차량의 원가 경쟁력 강화와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부산 공장의 생산 경쟁력을 입증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르노삼성차는 작년 내수 시장에 6종의 신차를 출시했지만 9만5939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내부적으로 목표했던 10만대 판매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지난해 수출 실적은 2014년부터 부산공장 전체 수출 물량 중 72% 이상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생산이 작년 3월로 종료되며 전년 대비 80%가량 급감했다.

작년 내수와 수출을 더한 전체 판매 대수와 생산 물량은 각각 11만6166대와 11만2171대로, 2004년(판매 대수 8만5098대, 생산 대수 8만906대)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이에 따라 2012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심화한 경쟁 구도 속에서 부진을 겪는 가운데 지속적인 고정비 증가가 맞물리며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적인 2교대 공장 가동률을 100%로 보면 작년 공장 휴무, 1교대 등으로 공장을 비가동한 시간은 24%나 된다. 여기에 코로나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 글로벌 시장 침체에 따른 그룹 내 공장의 제조원가 경쟁 심화 등으로 미래 생산 물량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르노삼성차의 설명이다.

본사인 르노그룹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르노그룹은 최근 수익성 강화를 중심으로 경영 방향을 전환하는 새 경영 전략 '르놀루션'을 발표한 바 있다. 본사는 수익성을 더 강화해야 하는 지역으로 라틴아메리카, 인도와 함께 한국을 언급했다.

르노삼성이 완성차 업체중 유일하게 2020년 임금단체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노사는 이날 제4차 본교섭을 할 예정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서는 대내외 경영 환경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르노삼성차 조직의 구조 개선과 함께 현재의 판매·생산량에 대응하는 고정비, 변동비의 축소와 탄력적 운영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