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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심란지환(深卵之患)…성남시 도서관 등 직원 부정채용 의혹 수사를 보고

김원태 기자 ㅣ kwt365@chosun.com
등록 2020.12.24 14:14

김원태 경기본부장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수사팀이 "성남시청의 직원 부정 채용의혹과 관련 집중 수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성남중원경찰서가 수사중이었던 관련 의혹 등이 상급기관인 경기남부경찰청에 사건이 이첩되면서 경찰의 정예 특수 수사를 담당하는 지능수사팀이 사건을 맡게 된 것이다.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 선거당시 선거본부에 있었던 종사자들이 서현도서관에 집중 취업된 직원을 비롯 시 산하기관 등에 취업 된 직원 등 모두 20여명의 관계자들에 대해 집중 수사를 펼치게 된 것이다.

이미 '모' 시민이 청원을 통해 취업비리에 대해 낱낱이 밝혀 줄 것을 요구하면서 성남시의회 이기인 의원이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했던 사건이었다.

그동안 이 사건을 담당했던 수사기관에서 수사결과가 밝혀지지 않은 석연찮은 기간에 모 방송에서 이를 집중적으로 다루자 비로소 상급기관 인 경기남부청이 직접 수사에 나선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일말의 기대감을 갖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취업비리는 취업을 하기 위해 준비했던 취준생들의 땀과 기대를 하루아침에 망연자실토록 만드는 상대적 박탈감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그들이 업무에 임하는 조직사회에서 비정상이 마치 정상인 것처럼 행세되면서 과연 이들이 정상적인 업무를 진행할 수 있겠냐는 의아심마저 불러오게 될 수 밖에 없다.

본인이 깨끗하지 않으면서 타인에게 깨끗함을 강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들어서 비정상이 정상인 것처럼 변질된 사회 곳곳의 적폐(積幣)를 청산하는 것을 그 기치로 삼아왔다.

중앙정부가 내건 적폐청산에 광역이나 기초자치단체가 순응하며 호응하지는 못 할망정 선거캠프에 있던 자들이 자신들이 지지했던 후보가 승리하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공신을 내세워 전리품 챙기듯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도록 했다면 이는 청산돼야 할 뿌리깊은 고전적 적폐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이같은 적폐의 쓴뿌리가 뽑혀지도록 그 원인을 찾아 발본색원(拔本塞源)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만큼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용두사미(龍頭蛇尾)식 수사가 되지 않도록 각별한 수사를 해야 할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이 나선 만큼 취업비리뿐만 아니라 산하기관에서도 유사사례가 없었는 지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이 전산실에 불법적으로 비트코인채굴기를 설치 운영했던 문제도 담당자에 대해서는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반면 담당자를 관리 감독해야 할 직에 있는 자는 전산실에 설치된 불법 비트코인 채굴기가 법의의 증거물임에도 이를 자신이 직접 치워버리도록 한 증거인멸을 행했음에도 무혐의 처분 받았다는 공사 관련 직원들의 전언이고 보니 이를 전해들은 시민들은 경찰의 초동수사 결과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같은 점도 살펴봐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수사기관은 취업비리 등에 대해 성남시에만 국한되어 볼 것이 아니라고 본다.

선거 캠프에서 자신을 위해 도움주었다는 이유만으로 행정 서류나 절차상으로 하자없이 처리되어 복무하고 있는 자로 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인사권자 또는 인사권자의 주변인물을 통해 갖춰야 할 실력(實力)보다는 시력(視力)과 인맥(人脈)을 통해 취업해 복무하고 있는 자들이 기초나 광역자치단체 및 산하기관에 근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범의가 포착될 수 있도록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가뜩이나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청년들의 취업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 관공서 등 행정기관 취업문을 노크하기 위해 불철주야 책과 씨름하며 형설지공(螢雪之功)을 쌓아가는 이들에게 기대마저 빼앗기는 허탈감을 주어서는 안된다.

경기남부경찰청이 나선 성남시 취업비리 의혹 사건 수사에 시민들이 초미의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심란지환(深卵之患)은 어미새가 자리를 비운사이 보금자리에 낳아 놓은 알을 잃을까봐 노심초사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감춰진 내막이 드러날까 몹시 근심하는 모습을 뜻 하는 바 성남시를 대상으로 캠프관계자 취업비리의혹과 관련한 경기남부경찰청의 수사 돌입을 접하면서 혹여라도 사건 관련자들이 있다면 이들의 심정은 심란지환의 상태가 아닐까 싶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번 사건 수사를 바라보는 도민들의 기대와 함께 국민들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 한점 의혹없이 명명백백 수사를 통해 관련자 범의를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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