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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일개 성범죄자에 집중조명 필요한가?

김원태 기자 ㅣ kwt365@chosun.com
등록 2020.12.15 17:12

범죄 예방할 사회적 시스템 구축과 법 개정이 더 중요

김원태 경기본부장.

조두순이 아동성범죄 범인으로 체포돼 12년간 감옥 생활을 마치고 자신의 거주지로 돌아왔다.

조씨의 거주지 앞에서는 그를 취재하느라 300여명의 언론인들이 모여들었다.

경기 안산시는 조두순의 제2의 범행을 예방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그의 거주지 일대를 비롯 관내 곳곳에 CCTV설치, 경찰관서협력방안마련, 공무직 경비(무술청경)인력 보강 배치, 안전벨 부착 등등 시민의 혈세를 조두순 출소에 맞춰 사용하는 등 행정기관으로서 할 수 있는 예방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조두순과 같은 유형의 성범죄에 이토록 관심을 갖는 이유가 무엇일까 반문하고 싶다.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성범죄라는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을 비난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정도가 과하면 아니하지 못하다는 표현처럼 일개 전과자에 불과한 조두순을 놓고 언론과 사회단체, 시민들이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고 싶은 심정이다.

정부가 나서 관련 입법을 통해 조두순 사건과 같은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법을 제정하고 이 법에 따라 어린이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과감한 법적 강제력이 발동될 수 있도록 해야 함이 맞다.

성적 화학적 거세를 하던지 아니면 범인을 종신형 등으로 다뤄 사회로부터 영원한 격리조치를 취해 국가의 세금이나 지방자치단체의 혈세가 일개 개인의 범죄예방에 낭비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특히 조두순 한 사람이 마치 조직범죄의 수구처럼 화려한 조명을 받게 해서도 안된다.

그렇지 않아도 조두순의 출소에 따라 지역주민들은 불안한 마음을 지니고 있을 터인데 많은 수의 언론인들과 유튜버들이 조두순의 일거수일투족을 밀착 취재하겠다고 마을에 진을 치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다.

성범죄들의 갖는 공통적 사안이 무엇인지 그 원인을 밝혀내 이를 치유토록 유도하며 방안을 마련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취재 양태가 조두순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하는 단말마적인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뉴스원 확보보다 훨씬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여겨진다.

조두순 사건과 유사한 성범죄가 주변에 없는지 더욱 성찰하고 성적 노출의 사회현상을 바로잡을 수 있는 교육 방안은 없는 지, 국민전체를 대상으로 한 홍보 방안은 마련하지 않는지 등등 한 치의 소홀함이 없이 사회적 목탁기능으로 감시의 눈길을 갖는 것이 언론인들의 최소한 도의 아닐까?

조두순의 생활근거지를 취재하는 명분이 자칫 조두순 사건을 잠재적으로 잊어버리고 싶은 지역주민들에게 과거 끔찍했던 조두순 사건을 회상토록 만드는 집단적 피해자 트라우마를 생성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취재진들은 사려깊은 판단을 해야 한다고 본다.

언론이나 유튜버들의 취재가 외지인들에게 관련 주민들이 회피의 대상이 되거나 마을을 찾는 것 자체를 범죄인의 소굴을 가는 것인 양 비치도록 하는 것은 해당 주민들에게는 또 다른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지 않을 까 우려스럽기 때문이다.

희대의 아동 성범죄자를 바라보면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 입장으로서는 도저히 납득되거나 이해되지 않는 공적 분노가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유사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국민적 공감대를 찾는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때가 바로 이때다.

'위기는 기회'라고 했다.

일개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사회적 이슈 거리로 만들고 집중조명을 통해 이를 부각시키는 점에 대해서는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이 같은 사태 예방을 위해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범인을 체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과 법 개정이 더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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