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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교사에게 '묵인하라' 종용한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최원만 기자 ㅣ cwn6868@chosun.com
등록 2020.11.25 17:25

피해교사 "관련된 장학사 3명 고소 방침"

/조선DB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교무실 내에서 교사에게 욕설과 함께 담배까지 피워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본보 11월24일자 보도) 이 일을 겪은 피해교사가 해당 사실을 관할 교육지원청에 알렸으나 되레 '묵인하라'며 종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교사는 개인정보 유출과 2차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25일 화성시 소재 A중학교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학교 B교사(48)는 지난 9월말 자신이 당한 피해사실을 관할인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 알렸다.

유아·초등학교·중학교 교육의 전반적인 업무를 다루는 화성오산교육지원청에 이 같은 사실이 보고됐고,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교권보호 장학사는 경기도교육청 소속 모 장학사에게 위 내용을 전파했다. 이후 경기도교육청 장학사는 B교사와 친분이 있는 또 다른 C장학사에게 해당 내용을 알렸다.

문제는 C장학사의 처리과정이다.

C장학사는 B교사에게 전화를 걸어 "요즘 화성오산교육지원청 장학사를 힘들게 하는 걸로 안다. 이와 같은 문제를 제기하지 말라"고 묵인을 종용했다. 

이 과정에서 C장학사는 교사에게 수십차례 욕설을 내뱉은 것으로 확인됐다. C장학사와 교사는 약 10년 이상 알고 지낸 사이로 전해졌다.

B교사는 "관할 교육지원청에 알린 내용을 어떻게 경기도교육청 장학사가 알고 있는지 의아하다"며 "친분은 있지만 피해 사실과 관계없는 C장학사가 묵인을 종용한 것이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호소했다.

최초로 내용을 접한 화성오산교육지원청 장학사는 "교사로부터 들은 개인정보를 유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C장학사는 "(피해교사에게)욕설한 사실이 있다"면서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할 만한 내용은 받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B교사는 이번 일에 연관된 장학사 3명을 개인정보 유출 등 혐의로 고소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9월21일 학교건물 밖 급식실 주변에서 3학년 김모군이 휴지를 버렸고, 이를 본 B교사가 "휴지를 주으라"고 했다.

김군은 "내가 왜 주워야 하느냐", "나에게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교사 앞에서 침을 뱉기 시작했다. 교사는 김군의 태도가 못마땅했지만 돌려보냈다.

잠시 후 김군은 교사에게 사과하기 위해 교무실을 찾았고, 교사는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이유로 김군를 돌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김군은 교사가 자신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자 교사에게 여러차례 머리를 드리밀었고, 그 자리에서 담배까지 꺼내 피운 것으로 확인됐다. 김군인 "에이 ○○"이라는 욕설과 함께 교무실을 나가는 과정에서 문을 세게 닫아 문까지 파손시켰다.

학교 측은 진상파악을 통해 김군에게 30일의 출석정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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