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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야 산다]게임사①엔터·금융·AI 등 신사업 발굴 '분주'

류범열 기자 ㅣ ryu4813@chosun.com
등록 2020.09.22 06:00

가수와 협업, IP바탕 영화 진출…엔씨 엔터 자회사 '클렙' 설립
BTS 인기 시너지 태운 넷마블, ‘협업 게임’ 연내 출시
넥슨 글로벌 엔터사에 1조8천억 규모 투자

/넷마블 제공


게임사들이 게임 사업외에 엔터, 금융, AI 등 신사업 추진을 통해 정체된 게임산업 외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인기에 민감하고 등락이 심한 게임사업에서 탈피해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서다. 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이종산업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그만큼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7월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클렙'을 설립하고, 엔씨소프트의 사업 전반을 이끌어온 김택헌 수석부사장을 대표로 앉혔다. 김택헌 대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동생이다. 김택헌 대표가 클렙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엔터 사업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클렙에 8억원을 출자해 지분율 66.7%를 갖고 있다. 사업 목적에는 영상, 웹툰, 온라인 음악 서비스, 인터넷 방송 등이다.

클렙에는 김택헌 대표 외에도 김정하 엔씨소프트 엔터사업실 실장이 합류해 힘을 싣는다. 중견 엔터테인먼트 소속 인사도 이사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넥슨은 지난 6월 일본 법인을 통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회사에 15억달러(약 1조8330억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CEO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일방향에서 양방향으로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며 "여러 시장에서 다양한 유형의 강력한 IP 자산을 만들어내고 오랜 기간 유지해 온 넥슨의 비전을 공유하는 회사들을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지난 2018년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 2대 주주로 양사간 활발한 협업을 통해 BTS IP를 활용한 게임도 출시했다. 지난 5월 말에는 애니메이션 영화·비디오 제작 회사인 '키링'을 인수하기도 했다. 키링 투자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시너지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투자·금융거래 플랫폼 업체 '아퀴스'를 새로 설립했다/넥슨 제공


◇ 금융사와 손잡고 투자까지…금융업 진출 발판 마련

게임사들이 금융사들과 협업하거나 투자를 통해 금융업 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KB증권과 손잡고 AI 기반 투자자문 합작사를 설립을 위해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에도 엔씨소프트는 전자결제업체 KG이니시스의 45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등 금융업에 대한 관심을 내비쳐왔다.

이번 투자자문 합작사 설립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가 최초로 금융업에 진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게임사를 포함해 IT기업 가운데 AI에 가장 앞선 업체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KB금융과 AI 기술 파트너로 선정된 배경에는 자연어처리(NPL)기술이 꼽히고 있다. 이 기술은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면 챗봇이나 검색·추천 등 기능의 추가는 물론 개인 맞춤형으로 서비스의 고도화 가능하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1년부터 AI 연구개발을 시작해 현재 약 150명 이상의 전문 연구인력이 근무 중으로 현재 AI 센터와 NLP(자연어처리) 센터 산하에 5개 연구소를 운영 중에 있다.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는 인도 핀테크 전문 금융회사에 1141억원의 투자 결정을 하기도 했다. NXC는 금융사 간접 투자 외에도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와 노르웨이의 어린이·유아용품 업체 스토케 등을 인수한 바 있다.

또 지난 2월에는 새로운 트레이딩 플랫폼 개발을 위한 자회사 아퀴스를 설립했다. NXC는 "'자산관리의 편의성'이라는 요소를 '트레이딩' 경험에 추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할 예정"이라며 "자산관리의 문턱을 낮춰 전문 용어의 생소함, 거래과정에서 오는 번거로움 등을 없앤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작년 열린 엔씨소프트 AI 미디어 데이 행사에서 이재준 AI 센터장(왼쪽)과 장정선 NLP 센터장이 이야기하고 있다/엔씨소프트 제공.


◇ AI에 공들이는 게임사…인력 충원에 개발 전담 조직 꾸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AI 기술 발전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와 윤송이 사장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AI 분야 전문 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우수한 인재라면 지속적으로 채용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기조다.

엔씨소프트는 매년 매출액에 상당 부분을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에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은 18%로 작년(18%)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AI 연구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게임에 적용되고 있다. 엔씨소프트 흥행작 '리니지2M'에서도 AI 기술이 담겨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AI 전문 연구 인력의 육성과 연구개발에 투자를 확대, 강화하고 이를 위해 우수 인재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온라인과 모바일 등 다방면에 AI 적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개발∙투자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넥슨은 2017년 기존에 있던 라이브인프라실, 라이브분석실, 게임콘텐츠분석실 등을 모두 통합하고 AI 인력을 충원하면서 인텔리전스랩스를 출범했다. 현재 약 200여 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향후 300명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넥슨 인텔리전스랩스의 강점은 방대한 데이터다. 지금까지 누적 데이터는 10페타바이트(1만240테라바이트)로 매일 확보되는 데이터량만 해도 100테라 바이트 분량이다.

넥슨도 AI 기술을 게임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또 이미 적용 중인 게임 내 욕설 탐지와 아이트래킹 기술을 활용한 이용자 집중도 분석 및 지표 분석을 넘어 더 다양한 부분을 공략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넷마블은 콜럼버스 프로젝트와 마젤란 프로젝트 등 2개의 AI 프로젝트를 통해 운영 및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콜럼버스 프로젝트는 게임 퍼블리싱과 마케팅, 운영 등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여러 제반 사항을 AI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마젤란 프로젝트는 AI로 개발자의 게임 개발을 돕는 것을 지향하는 프로젝트다.

또 넷마블은 지난 2018년 AI 개발 전담 조직인 넷마블 AI센터를 신설하고 미국 IBM 왓슨 연구소에서 20년간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을 연구한 이준영 박사를 센터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아울러 지난해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넷마블은 보유한 AI 기술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넷마블 관계자는 "웅진코웨이 인수로 성장 중인 플랫폼형 구독경제 사업을 통한 안정성을 기대한다"며 "AI와 빅데이터 기술력을 웅진코웨이에 접목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저 회사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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