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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간호사 인력 부족 "위험한 환경".."간호사 몇 명 늘리는 것 의미 없어"

김종훈, 오재선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0.09.18 18:25

"간호사 한명이 6~7명의 환자 진료+대소변까지 치워야하는 무리한 환경"
"정부 현장 간호사 설문 등 목소리 반영하지 않으면 부모형제 열악한 환경 노출"

/조선DB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에 따라 간호사 인력 확보에 나섰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간호사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싸늘하다. 심지어 지금 같은 환경이 지속되면 환자들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흘러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국립대학병원 의료진의 업무부담을 줄이고자 간호사 369명과 간호조무사 38명, 의료기술직 11명 등 모두 418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병원별로 보면 서울대병원이 간호사 96명과 조무사 14명, 분당서울대병원이 간호사 60명을 증원할 예정이다. 전북대병원은 간호사 63명과 조무사 4명, 의료기술직 2명을 늘리고, 경북대병원은 간호사 38명을 증원한다.

이에 대해 18일 본지가 몇몇 국립대 병원의 간호사들을 취재한 결과 상황은 매우 심각했다.

서울의 A병원에 근무하는 한 간호사는 “간호사 몇 명 늘리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형편이다. 현장에선 화장실 갈 시간이 없어서 방광염에 걸리는 등 병원 내 간호사들의 고충이 심각하다”며 “병동별 업무 격차도 심한데 반해서 교육부 관료와 병원의 간부급 인사들은 본인들이 업무 하지 않기에 생색이나 내는 탁상행정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전했다.

전북지역 B병원에 한 간호사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후 더욱더 간호사들의 업무는 늘어났고, 정부와 병원차원의 홍보와 생색내기는 됐는지 모르겠으나 실제 일하는 업무 강도는 상당수 간호사가 사직을 생각할 정도로 심각하다”며 “인력을 늘리지 않고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을 하면서 의사만 늘리면 된다는 생각 자체가 현장에서 간호사 한명이 6~7명의 환자에게 의료서비스와 대소변까지 치워야하는 무리한 환경을 조성한 전형적 탁상행정이다”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C병원에 한 간호사는 “간호간병서비스를 도입하면 물리적으로 간호사가 늘어나야만 간병업무까지 볼 수 있는데 인력은 그대로 인데 간병업무까지 떠 넘겨 결국 환자에게 부실한 관리가 될 수 밖에 없는 더욱 위험한 구조를 불러 일으켰다”며 “정부는 현장의 간호사들 설문 등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으면 자신의 부모형제가 결국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의료서비스를 받는 환경에 노출될 것이기에 자업자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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