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르포]환승X·편리성↑·2150원, 수원~인천 잇는 수인선 타보니

박지일 기자 ㅣ mintdru@chosun.com
등록 2020.09.14 16:28

수원→인천·안산·시흥 이용객 만족도 UP
수원역~소래포구역 50분…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수인선 노선도/국토부 제공

"인천행 열차가 곧 들어옵니다"

14일 낮 경기 수원시 수원역 분당선 플랫폼 스피커에서 낯선 안내 문구가 흘러나왔다.

기존대로라면 수원역은 분당선의 종점이자 출발역이었다. 하지만 지난 12일 수원과 인천을 하나의 철도로 잇는 '수인선 전 구간 개통'으로 인천으로 가는 새로운 출발지가 되었다. 기존 분당선(수원~청량리)이 인천까지 쉬지 않고 내달리게 된 것. 

가방을 맨 학생, 직장인, 베레모를 눌러쓴 군인, 백발의 노인들, 아이 손을 잡은 주부 등 다양한 시민들이 수원역 분당선 플랫폼에서 인천으로 가는 수인·분당선 열차에 올라 탔다.  

열차가 출발하자 시민들은 마치 놀이동산 관람차를 탄 듯 몸을 돌려 창밖을 내다봤다.

열차가 달리고 있는 구간은 새로 개통된 수인선 수원~한대(수원~고색~오목천~어천~야목~사리~한대앞·19.9km)앞 구간이다. 새로운 구간을 달리다 보니 시민들의 대화 주제 역시 수인선 전 구간 개통이다. 다만, 평일 낮 시간이어서 그런지 이 구간에서 타고 내리는 시민들은 적었다.

오목천역, 야목역, 사리역 등등 시민들은 새로운 역사의 이름이 낯선지 열차 내 안내방송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보였다.

어천역~야목역 구간 창 밖 풍경/박지일 기자

어천~야목 구간을 달릴 즈음 베레모를 눌러쓴 노인 두명이 창밖을 보며 "저기가 예전에 OO이 살던 곳이잖아"라며 얘기를 꺼냈다. 족히 여든은 넘어 보였다. 이들은 "여기는 그대로네… 열차로 여기를 다 지날줄이야"라며 한 동안 창밖을 응시했다.

자신을 한양대 ERICA캠퍼스(안산) 재학생이라고 소개한 윤모씨(27)는 "기존 등하교시에는 수원역에서 1호선을 타고 금정역을 간 뒤 다시 4호선으로 갈아탔는데 수인선 개통으로 한 번에 갈 수 있어 너무 편하다. 친구에게 15분 먼저 도착한다고 카톡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수원에서 인천, 안산, 시흥지역으로 이동 시 전철망이 연결돼 있지 않아 버스를 이용하거나 금정역이나 구로역에서 환승해야 했다. 이번 수인선 전 구간 개통으로 환승도 없고 시간도 줄어 시민들의 표정도 밝아보였다.

대다수 시민들은 새로 개통된 구간이 신기했는지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연실 사진을 찍거나, 새로 바뀐 지하철 노선도를 살피며 동선을 체크하는 모습이었다.

수원역 출발 기준 23분만에 한대앞역, 50분만에 소래포구역에 도착했다.

아이를 데리고 나온 주부는 "꽃게철이라 아이와 함께 나와봤다"며 "매탄권선역에서 탔는데 1시간만에 도착했다.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아도 돼 너무 좋아 주말쯤 남편과 다시 나와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소래포구역에서 탑승한 한 상인(횟집 운영)은 "열차 개통으로 수원 뿐만 아니라 용인지역 시민들도 많이 찾아와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역을 떠나 1시간 13분이 지나 인천역에 도착했다. 수원에서 구로를 지나 인천까지 약 1시간40분이 걸리던 기존과 비교하면 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무엇보다 기존 분당선 이용객들이 환승 없이 인천까지 갈 수 있어 '시간'보다는 '편리성' 면에서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수원~인천을 잇는 수인·분당선 열차 내 '인천행' 알림 표시/박지일 기자

한편, 1995년 12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수인선이 25년만에 전 구간이 연결됐다.

수인선 복선전철은 1단계 오이도~송도 구간(13.1㎞)이 2012년 6월, 2단계 송도~인천 구간(7.3㎞)은 2016년 2월 개통했다. 12일 수원~한대앞 구간 개통으로 수원역에서 인천역에 이르는 전 구간(52.8㎞)이 연결됐다. 안산 구간은 기존 도시철도(12.5㎞) 선로를 공유한다.

이번 수원~한대앞 개통으로 수인선은 분당선(수원~분당~청량리)과 직결해 전철이 운행된다. 수인·분당선 직결 시 총 운행거리가 108km 달해 수도권 전철 노선 중 3번째로 긴 노선이 탄생했다.

수인·분당선은 6칸 전동열차로 운행된다. 직결운행 횟수는 평일 96회(상행 48회·하행 48회), 휴일 70회(상행 35회·하행 35회)다. 영업시간은 5:36~00:17분까지다.(수원역 하행 기준)

출·퇴근 시에는 평균 20분, 그 외 시간에는 평균 25분 시격 수준으로 운행된다. 수원~인천 요금은 2150원이다.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