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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제재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매출 타격 불가피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20.09.14 09:57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 15일 발효
국내 기업 화웨이향 매출 13조 규모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삼성전자 제공

내일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를 진행한다.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사실상 금지함에 따라 화웨이를 주 고객으로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당분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15일부터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사용해 생산된 물품을 화웨이와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 상무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아야 하는 요건도 구매자와 중간 수취자, 최종 사용자 등으로 구체화했다.

지난 5월 미국이 '화웨이가 설계한 반도체'에 대한 생산에만 제약을 가했다면, 이번 추가 제재는 D램·낸드플래시를 비롯한 사실상 모든 반도체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또한 반도체의 한 종류인 디스플레이 패널 구동칩(드라이브 IC)이 제재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화웨이에 프리미엄 스마트폰용 패널을 공급할 수 없다.

화웨이 공급이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는 단기적으로 타격을 볼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화웨이 매출 금액은 약 13조원이다. 삼성전자의 화웨이향(向) 매출은 전체 매출 비중의 3%인 7조3000억원, SK하이닉스는 11.4%인 3조원을 차지한다.

이외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도 화웨이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을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상무부에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 허가를, 삼성디스플레이는 디스플레이 부품 수출 허가를 요청했지만, 승인 확률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승인 검토를 미국 상무부뿐 아니라 국방부, 국무부, 백악관 등 여러 기관이 하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고 오래 걸리며, 미국의 제재 의지를 고려할 때 승인 확률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다만 화웨이 제재로 인한 충격이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마트폰과 같은 세트 사업에선 오포와 비보 등 다른 중국기업이 반사이익을 얻게 되면서 이들에게 AP를 납품하는 삼성전자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또한 중저가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경쟁해온 인도나 유럽 등지에서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된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스마트폰 시장은 화웨이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스마트폰 생산업체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이라며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기업들뿐 아니라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화웨이가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해온 글로벌 5G 통신 장비 시장에서는 이미 삼성전자가 가장 유력한 수혜주가 됐다. 삼성전자는 이달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5G 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하면서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 잡았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특정 기업에 맞춤형 제품이 아닌 범용 제품을 납품하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화웨이를 대체할 고객사를 찾는다면 손실을 메울 수 있다. 화웨이 제재가 예고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미 다른 공급처를 수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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