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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양창수 법사랑 수원지역연합회장 "청소년 범죄예방 봉사 20년…품에 안아야"

권혁민 기자 ㅣ hm0712@chosun.com
등록 2020.07.23 15:25 / 수정 2020.07.23 17:32

몸 담던 해태제과 30년 후 밀코 동수원서비스서 인생 2막
국민훈장 모란장 수여…"짐을 더 져야겠다"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한 양창수 법사랑 회장이 청소년 범죄예방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있다/권혁민 기자

"큰 행운이었다"

1972년 해태제과에 입사해 판매 담당, 노무관리, 비서실 등을 거쳐 임원에 오른 양창수(71) 회장의 인생 2막은 필연(必然)처럼 다가왔다.

해태유업의 물류센터를 자동차 판매, 수리, 보험 등 토탈 서비스업으로 탈바꿈 시켜 1995년 (주)밀코 동수원서비스(구, 밀코 오토월드)를 탄생시킨 양창수 회장.

그는 "1990년 중반 해태그룹이 잠시 어려움을 겪을 당시 회사를 떠나지 않고 지켜온 나에게 그룹에서, 아니 당시 회장께서 작은 선물을 줬다. 큰 행운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밀코 동수원서비스를 통해 인생 2막을 시작한 양 회장은 사실 지역에서는 이미 소문난 '봉사왕'이다.

20여년 전 법무부 법사랑위원 수원지역연합회(이하 법사랑)를 통해 봉사에 발을 디딘 양 회장의 봉사도 시간이 지나며 더욱 무르익었다.

2013년에는 법사랑 수원지역연합회장이 되며 기존 수동적인 봉사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태 능동적인 봉사에 초점을 뒀다.

그리고 청소년 범죄예방에 선도적인 역할은 한 그에게 다시 한번 나라에서 작은 선물을 건넸다. 양 회장은 7월22일 국가로부터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았다.

장맛비가 내리는 23일 오전 수원시 매탄동 밀코 동수원서비스 사무실에서 만난 양 회장은 20여년간 실천한 청소년 봉사의 가치와 경험이 담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훈장증을 들고 있는 양창수 법사랑 회장/권혁민 기자

다음의 양창수 회장과의 일문일답.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받은 소감은.

청소년 범죄예방과 봉사활동에 대한 포상이라고 생각한다. 21년 법사랑에 몸을 담았고 수원지역연합회장 맡은지 7년이 됐다. 기소유예를 받은 청소년들의 멘토가 돼 음악과 체육 등의 심리치료를 통해 다시 학교로, 사회로 진출하는데 작은 주춧돌 역할을 했다. 지금은 대학에 진학하고 결혼한 친구들도 많다. 이같은 작은 실천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법사랑 위원들도 교육을 받는다는데.

법사랑 위원이 되려면 가장 먼저 신원조회를 거친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것은 봉사를 제대로 알고 하는 것이다. 2000년대 초 교육시스템을 구축했다. 봉사를 하려면 법을 알아야 하기에 전문화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청소년들의 생각을 바꿔준다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봉사에 앞서 법리를 통해 아이들을 어떻게 다루고 푸근하게 다가가 품에 안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6개월의 시간을 들여 이수를 하도록 했다. 420명의 회원 중 340명이 이수를 받았다. 우리는 검증이 된 사람들이다. 봉사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

-기억에 남는 봉사는.

30대의 젊은 청년이 구속됐다. 그리고 30년이 지나 60대가 돼 출소했다. 30대에 만난 여자친구는 남자친구를 기다리다 60대가 됐다. 법사랑에서 이들의 결혼식을 해줬다. 어떤 해에는 8쌍을 결혼 시켰다. 축사에서 늘 묻는다 "혼인 서약 하겠냐"고. 짓궂지만 남편이 "네"라고 큰 소리로 대답할 때까지 묻는다. 우리 법사랑은 이들에게 새살림을 선물했다. 
 
-봉사 과정에서 마음 아픈 기억이 있다면.

몇 년  전 기소유예를 받은 한 중학생의 사례다.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고, 선생님에게 욕을 하던 친구다. 가슴 아픈 부분은 편부, 편모 환경에서 자란 친구들이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경우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린 친구들은 다시 설득시키고 품에 안아 다시 학교로, 사회로 내보냈다. 우리 법사랑이 이들에게는 부모나 다름 없다. 이들을 대학에 진학 시키거나, 검정고시 등의 합격 소식이 들리면 환희를 느낀다. 축제다.

-최고의 보람은.

법사랑은 전국에 59개 지청이 있다. 전국적으로 매월 1~59등 마일리지를 통해 순위를 매긴다. 여기서 수원연합회는 늘 포상을 받는다. 상위 등급은 매년 10월 법무부가 여는 한마음대회서도 포상을 받는다. 수원연합회는 상에서 빠져본 적이 없다. 그게 봉사의 성과다.

-앞으로의 계획은.

7년째 법사랑 수원지역연합회장을 맡고 있다. 내년에는 이 자리를 내려 놓으려 했다. 그런데 이번에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짐을 더 져야겠다. 내년에 그만둔다는 얘기는 못하겠다. 검찰(수원지검)에서 정중하게 더 해달라고 하면 더 하겠다. 성실과 정직이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었다. 현실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법무봉사라는 것은 일시적이지 않고 순간적이지도 않다. 꾸준하지 않으면 결과도 없다. 꾸준히 노력을 해야 결과가 나온다. 봉사를 한다는 일념 하나로 어렵고 어두운 곳 찾아다닌다. 봉사에는 끝이 없다.

■양창수 회장은

수원상공회의소의원, 수원지방검찰청 범죄예방위원회 위원, 농협중앙회 매탄동지점 명예지점장,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대의원, 녹색환경보전연합회 고문, 수원남부경찰서 경찰발전위원회 위원, 법무부범죄예방위원수원지역연합회장, 밀코 동수원서비스 대표이사회장

<포상>
행자부장관 표창(2000·2001·2003), 수원지방검찰청 표창(2001), 경찰청장 표창(2002·2009), 경기도교육감 표창(2002), 건설교통부장관 표창(2006),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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