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 전기 SUV e-트론 55 콰트로 앞면과 옆면. /사진=정문경 기자
테슬라 전기차의 흥행으로 전기차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의 명차 아우디가 순수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트론'을 내놓고 테슬라 사냥에 나섰다.
아우디의 최초 전기차 브랜드 e-트론 55 콰트로를 시승해보니 테슬라를 위협할 만한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지난 15일 강원도 홍천 일대에서 아우디 e-트론을 시승했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페달을 꾹 밟으니 엔진 소음·진동 없이 쾌적하게 토크가 상승했고 빠르게 가속됐다. 150km/h 내외로 속도를 순식간에 올렸으며, 내부 소음, 풍절음, 노면 소음 등에서 정숙성이 탁월했다.
또 속도 및 주행 스타일에 따라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최대 76mm까지 조절하는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 기능은 탁월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합산 최고 출력 360마력, 최대토크 57.2kg.m을 내는 두 개의 모터는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해 SUV로써 손색이 없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95kWh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된 덕에 무게중심이 낮아져 선회 구간에서도 안정감이 유지됐다.
e-트론의 최고속도는 200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6.6초이다. 또 최대 8초간 300kW(408마력) 출력을 나타내는 '부스트 모드' 기능이 들어갔다. 기어레버를 아래로 한 번만 내려주면 작동하는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자 더욱 민첩하게 속도를 올렸다.
e-트론 55 콰트로에 탑재된 95㎾h 배터리는 12개의 배터리 셀과 36개의 배터리 셀 모듈로 구성됐다. 아우디가 보급에 한창인 150㎾ 급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0 ~ 80% 충전에 약 30분이면 충분하다. 가정용 충전기나 일반 공공식 급속충전기에도 대응 가능하다.
전기 사륜구동 시스템인 전자식 콰트로를 탑재해 4바퀴로 에너지를 회수함은 물론, 동력 손실을 최소화해 효율을 극대화한다. 감속 중 90% 이상의 상황에서 전기 모터를 통해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다. 아우디가 도입한 브레이크 바이 와이어(brake-by-wire) 시스템은 브레이크 사용 시에도 에너지를 회수한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제동을 하면 주행 중 실시간 충전을 체험할 수 있었다.
아우디 전기 SUV e-트론 55 콰트로 버츄얼 사이드 미러와 내부 화면. /사진=정문경 기자
사이드 미러를 대신하는 버츄얼 사이드 미러는 쉽게 적응했다. 사이드미러보다 오히려 시인성이 훨씬 좋아졌다 느꼈다. e-트론은 사이드미러가 있어야 할 자리에 카메라만 남겼고, 카메라로 찍은 사이드 미러 화면은 차 문 안쪽에 달린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에서 보여준다.
버츄얼 사이드 미러의 사용법은 쉽다. 터치식으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방향지시등을 켜면 디스플레이에 초록색 또는 빨간색 신호를 띄워 후측방 안전거리가 확보됐는지 알려준다. 좌회전·우회전 등 선회하는 경우에는 차량 진행방향만 확대해 보여준다. 어둡거나 비가 오는 상황에서도 시야 확보가 용이하다.
외관 디자인은 살펴보면 전면부의 수직 스트럿이 들어간 8각형 싱글프레임 프론트 그릴에 공기통로가 없는 등 전기차만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배터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표시해주는 도어 실과 블랙 인레이, 배기 파이프가 없는 디퓨저 등이 특징이다.
실내는 몸과 손이 닿는 곳곳에 최고급 발코나 가죽을 적용해 손에 착 감긴다.
커다란 디지털 클러스터와 두 개의 디스플레이에서는 전통적인 자동차의 기능 외에도 충전상태나 에너지 흐름 등을 소상히 보여준다.
풍성한 편의·안전품목은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로서 아우디가 내세운 강점이다.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 ▲360도 카메라 ▲사이드 어시스트 ▲하차 경고 시스템과 교차로 보조 시스템을 포함한 ‘프리센스 360’ ▲교차로 보조 시스템 ▲뱅앤올룹슨 프리미엄 3D 사운드 시스템 (15채널, 16 스피커, 705와트) 등 일반 고급 자동차에 준하는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아우디 전기 SUV e-트론 55 콰트로 후면과 내부 운전석. /사진=정문경 기자
e-트론은 잘 만든 프리미엄 전기차로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자존심을 세워줄 만한 전기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우디 e-트론 55 콰트로의 가격은 1억1700만원이다.
아우디코리아는 e-트론 구매 고객의 충전 편의성을 위해 전국 41개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에 아우디 전용 150kW 급속 충전기를 설치했으며 2020년 말까지 총 35대의 충전기를 설치 완료할 계획이다.
e-트론 정부 보조금 지급 여부는 다음달 결정될 전망이다. 아우디코리아는 약 1000만원의 보조금 책정을 예상하고 있다.
아우디는 향후 전기차 'Q3 e-트론' 등 보급형 모델을 출시해 라인을 확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