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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그래도 괜찮아” 소소한 위로를 전하는 영화 ‘국도극장’

김정아 기자 ㅣ jungya@chosun.com
등록 2020.05.28 17:54

이미지=영화 '국도극장' 포스터

고향 벌교로 돌아온 기태(이동휘)는 모든 것이 심드렁하다. 오랜 고시 생활을 접고, 빈손으로 돌아온 고향에는 그다지 반가운 사람도, 반겨주는 사람도 없다.

기태는 생계를 위해 등 떠밀리듯 낡은 재개봉 영화관 ‘국도극장’에서 일을 시작하고, 간판장이 겸 극장 관리인 오 씨(이한위)와 우연히 만난 동창생 영은(이상희)과 함께 비슷한 듯 다른 하루하루를 보내는 동안 어서 떠나고만 싶어 했던 고향에서의 삶에 젖어 든 자신을 발견한다.

이미지=영화 '국도극장' 스틸컷

영화 ‘국도극장’에 등장하는 대부분 세상의 눈으로 보면 ‘실패’라는 낙인이 찍힌 이들이다. 고시 공부를 한답시고 돈과 세월만 허비한 기태,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몸은 돌볼 생각도 하지 않고 살아온 엄마, 밤낮없이 술에 취해 있는 오 씨와 수년 동안 떨어지기만 하는 오디션을 위해 24시간을 쪼개가며 여러 일을 전전하는 가수 지망생 영은까지.

한번도 화려해 본 적 없던 이들의 삶은 앞으로도 그리 희망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영화를 지켜볼수록 이들의 삶이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게 떠나고 싶어하던 고향을 막상 떠날 수 있게 되자 주저하는 기태처럼 말이다.

이미지=영화 '국도극장' 스틸컷

영화는 비록 영화 같지 않은 삶이라도, 그게 어떠냐고 묻는 듯하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은 하나 없다는 것을 보여주며 말이다. 그래서일까? ‘국도극장’은 일반적인 기준의 재미있는 영화는 절대 아니지만, 잔잔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왠지 모를 따스함이 느껴진다.

낡은 재개봉 영화관처럼 사람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 ‘국도극장’은 5월 29일 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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