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에 더해 코로나 여파까지 항공업계 존폐 위기

    입력 : 2020.04.06 17:35

    항공업계 첫 구조조정…"급여 조정 등 노사간 고통 분담키로"
    다른 항공사 확산 불안…4월초 여객수 79% 감소
    HDC현대산개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도 차질 관측도


    이스타항공 제공


    경기침체로 항공업계 대표주자이던 아시아나항공이 무너진데 더해 LCC(저가항공)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며 무리하게 치킨게임을 하면서 경영악화에 처한 곳들이 속속 부도위기에 처했다. 코로나라는 변수까지 더해지면서 항공업계는 구조조정의 풍랑속으로 휘말리고 있다.


    한달간 '셧다운'에 들어간 이스타항공은 6일 전체 직원의 5분의 1 수준인 300명 내외를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존폐 기로에서 수명 연장에 들어간 모습이다. 그나마 제주항공에 인수가 결정된 상황이라 다른 위기의 LCC 보다 믿을 구석은 있는 상황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전 근로자대표와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안을 협의했다. 현재 이스타항공의 직원 수는 정규직 1430명과 계약직 248명 등 총 1678명이다. 이중 구조조정 규모는 전체 직원의 18% 수준인 300명 이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사측은 직원의 45%인 750명을 구조조정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노사간 고통 분담 등을 통해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는 방안으로 최종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경영 정상화 이후 신규 인력이 필요하게 되면 퇴직자를 우선 다시 채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보유 중인 항공기 23대 중 2대를 이미 반납했으며 8대도 리스 계약을 종료하고 반납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사에서 대규모 정리해고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공사별로 임금 반납과 유·무급 휴직·휴가 등의 자구책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항공업계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다른 항공사에서도 보유 항공기 축소와 추가 감원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국적항공사의 전체 여객수는 35만1916명으로 전년동기대비 약 79% 감소했다. 199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3월보다 월초 실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코로나 확산으로 국적항공사들의 항공기 운항률은 10% 내외로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작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DC현산이 국책은행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한국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영구채 인수와 신용한도 확보 등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을 지원했는데, 추가 지원이 나오지 않으면 인수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혈세가 투입되는 작업인 만큼 더 이상의 투자에 대한 신중론도 거론되고 있다. HDC현산이 무리하게 인수를 추진하게되면 '승자의 저주'라는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도 있다는 우려도 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