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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120억 현금 기부 의도?…거액 조성 배경 관심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0.03.05 15:02

신천지, "확진자 많아 깊은 책임감"
사랑의열매 "사전 협의 없어… 경찰 수사 중이라 반환 검토"

지난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큰절하고 있다./연합

우한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 19)가 국내에 창궐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5일 120억 원이라는 거액을 현금으로 송금하면서 의도와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천지는 이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 원을 기부한 사실을 공개하며 코로나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 단체는 거액 기부 외에도 경증환자 치료를 위한 시설을 물색하고 있다며 이를 신속히 마련해 병상 문제 해소에도 나서겠다는 전했다.

기부액만 놓고 보면 최근까지 재계 2~3위권 대기업들이 내놓은 금액 보다 많고, 개신교회들의 기부금 규모도 넘어선다.

신도 56만 명인 국내 최대 개신교회로 꼽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기부한 액수가 10억 원이다.

신천지가 이 같은 거액을 코로나 기금으로 내놓은 배경은 추미애 장관이 주장하고 있는 신천지 압수수색과 관련이 깊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4일 "방역목적 차원에서도 (신천지에 대한) 강제수사는 즉각 필요하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강제 조치를 직접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 앞서 경기도가 이만희 총회장이 머물고 있던 가평 신천지 연수원에서 검체 채취를 시도했지만, 신천지 관계자의 저지로 실패하자, 이재명 도지사가 계속 거부하면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고, 이에 강제 검사를 받기는 싫었는지 이만희 총회장은 보건소를 찾아 직접 검사를 받았다.

특히 신천지는 독특하고 은밀한 예배·전도 방식으로 인해 전염병 창궐의 한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이다. 이로 인해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경제적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총회장 회견 이후에도 신천지를 향한 비난 여론이 멈추지 않자 '깜짝 기부'를 통해 호의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 사태 책임을 지라는 외부 압박에 급작스럽게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오늘 기부 소식은 신천지가 기자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해 밝히며 외부에 처음 알려졌다. 특히 기부금을 받은 공동모금회 측도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점에서 급조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통상의 기부는 공동모금회 내부적으로 '특별 모금'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런 방식을 취하려면 통상 사전 협의 절차를 거치지만 이번에는 모두 생략됐다.

대신 신천지는 모금회의 공개된 은행 계좌로 현금 120억 원을 이체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선택했다.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사전 협이 없이 성금이 들어온 것은 맞다"면서도 "경찰 수사 등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금을 반환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신천지가 120억 원을 어떻게 조성했는지도 관심 대상이다. 하루아침에 현금 120억 원을 동원할 수 있는 회사나 단체는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천지 관계자는 "다대오지파 대구교회가 100억 원을 냈고, 나머지 20억 원은 총회 본부에서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부금은 모두 신천지 교단에서 낸 것이지 별도로 교인 헌금을 걷어 만들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신천지 총회에서는 신천지 총회 본부의 재정이 949억9800만 원, 12지파 재정이 모두 1799억100만 원으로 총 2749억 원으로 보고됐다.

여기에 부동산 1529곳의 추정액 2735억 원을 합하면 신천지의 전체 재산 규모는 5513억 원가량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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