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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정부 방역망…태국 다녀온 16번 확진자, '신종 코로나' 검사 요청 거절당해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0.02.05 17:58

"질병관리본부에 직접 전화했지만 중국 다녀온 사실 없다 이유로 거절"

질병관리본부가 진료를 거절한 16번째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진료를 받았던 광주 광산구 21세기병원 안에 4일 마스크를 쓴 환자가 서 있다. 이 병원은 폐쇄됐고, 의료진과 환자에 대해 격리 조치가 취해졌다. 이 병원엔 80여명의 입원 환자가 있다. /김영근 기자. 조선DB.


태국 여행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국내 16번째 확진환자가 1339(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검사를 요청했지만 거절 당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방역망에 심각한 구멍이 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환자는 발열 증세 등으로 질병관리본부에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중국을 다녀온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가 머물었던 21세기병원도 이미 폐쇄됐고, 이 병원의 병원장도 질환을 의심해 연락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거절 당했다고 한다.

이 병원 병원장인 최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코로나가 의심된다는 소견서를 써서 환자를 전남대병원으로 보낸 것이다. 우리가 의심된다고 하니 전남대(병원)에서도 관할 동구 보건소에 전화했다고 한다. 그러나 마찬가지 이유로 해당 사항이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중대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분(16번 환자)이 증상이 났을 때 코로나 검사를 요청한 것은 맞는 사실"이라며 "당시 보건소나 1339의 방침에 따라 태국을 다녀와서 열이 나는 것으로는 검사 대상이 아니라고 안내를 드린 상황"이라고 밝혔다.

16번 환자는 42세 한국인 여성으로 지난달 15~19일 가족들과 태국 여행을 다녀온 뒤 발열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 이달 3일 광주21세기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4일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음압병상에 격리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은 16번 환자 같은 환자를 발견하기 위해 사례정의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 본부장은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사례 정의를 고치고 의사 재량이나 증상 위중도를 따져보고 검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한 감염내과 전문의는 "이 같은 안일한 태도는 바이러스를 확산 시키는 계기가 된다"며 "증세가 의심되는 환자는 모두 정부의 방역망에 묶어두어 확산을 최소화 시켜야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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