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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LG, 젊은 인재로 혁신…3040 임원 대거 발탁 '세대교체' 본격화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19.11.28 17:33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물러나고 후임에 권봉석 사장 선임
시장 환경 변화 대응 위해 최고경영진 교체
젊은 인재 발탁 늘려…미래 준비 가속화 박차

구광모 LG그룹 회장. /LG그룹 제공

LG그룹이 28일 기민하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미래 준비 가속화를 위해 '세대교체'를 키워드로 최고경영진을 교체하고, 35세의 젊은 인재를 과감하게 임원으로 발탁했다. 이날 LG그룹은 지주사인 (주)LG를 비롯해 전자·디스플레이·유플러스·생활건강·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는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기 위한 성과와 역량에 기반한 것이 이번 인사의 특징"이라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등 사업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준비를 위해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한 실용주의적 인사"라고 설명했다.

우선 이번 인사에서 구광모 회장을 직접 보좌하는 부회장단 중에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물러나고, 후임에는 권봉석(56) LG전자 MC·HE부문 사장이 선임됐다. 권 신임 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을 졸업한 뒤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전반의 밸류 체인을 두루 경험하며 사업가의 길을 밟아왔다.

LG전자에 입사해 DID(디지털사이니지)경영기획그룹과 모니터사업부장, HE미디어사업부장을 거치며 주로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근무했다. MC상품기획그룹장 전무로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G'시리즈와 스마트워치 'G워치' 초기 개발에 참여했다. 이후 지주사 LG로 이동해 시너지팀장에서 LG그룹 각 계열사의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하다 HE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LG전자의 TV사업을 도맡아왔다.

권 사장은 향후 LG전자가 디지털전환으로 체질 변환을 하는데 중책을 맡을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권 사장은 디지털전환의 핵심요소들인 빅데이터, AI, 연결, 콘텐츠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IT기업들의 핵심과제인 디지털전환의 최적임자”라고 설명했다.

1956년생인 조성진 부회장보다 젋어진 수장으로 앞으로 LG전자의 하부 조직도 더욱 젊어질 전망이다.

LG그룹은 지난해 말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 11명 교체에 이어 이번 연말 임원인사에서 권 사장을 포함해 5명을 추가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택했다. 강계웅 LG하우시스 부사장과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부사장 ▲노국래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 부사장 등 이 신규 선임됐다. 이들 모두 1960년대 생의 젊은 피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변화를 꿰뚫어보며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해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전략 및 고객 접점 경험이 많은 전문가를 새로운 경영진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권용석 LG전자 신임 부회장. /LG전자 제공


◆ ‘젋은 피’ 수혈…45세 이하 21명 신규 선임

LG그룹은 올해 임원 인사에서 젊은 인재 기용을 늘렸다. 신규 선임된 임원 106명 중에서 45세 이하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21명을 선임했다. 이 중에서 LG생활건강 헤어&바디케어 마케팅부문장을 맡은 심미진 상무는 34세로 신규 임원 중에 최연소이다. 이 외에 오휘마케팅부문장 임이란 상무는 38세, LG전자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태스크리더 김수연 수석전문위원은 39세로, 30대의 여성 신규 임원이 3명 발탁됐다.

임원 승진 인사는 성과주의를 기존으로 성장 잠재력과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사장 승진자 1명, 부사장 및 전무 승진자 58명 등 전체 승진자는 165명으로, 경제상황과 경영여건을 고려해 전체 승진 임원 규모는 작년 185명에 비해 줄어들었따.

사장으로 승진한 LG유플러스 황현식 부사장(55)은 1999년에 LG텔레콤으로 입사해 강남사업부장, 영업전략실장, ㈜LG 경영관리팀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LG유플러스 퍼스널 솔루션부문장을 맡고 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LG유플러스의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고, 5G, 유무선 서비스 결합 상황에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발굴하여 제공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LG는 여성 임원을 지속적으로 늘려 작년 7명을 신규 선임한 데 이어, 올해는 전무 3명 승진, 신규 임원 선임 8명 등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이어갔다. LG생활건강 퍼스널케어사업부장 최연희 전무와 ▲지투알 어카운트 서비스1사업부문장 박애리 전무 ▲㈜LG 인재육성담당 김이경 전무 ▲LG전자 시그니처키친 스위트 태스크리더 김수연 수석전문위원(상무)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 시스템 인 패키지실장 황정호 수석연구위원(상무)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부문 모바일상품그룹 클라우드서비스담당 손민선 상무 등 전체 여성 임원은 올해 37명으로 증가했다.

LG 트윈타워. /LG 제공


◆ ㈜LG, 기존 임원 대거 승진…구광모 힘 실어줘

LG그룹 지주사인 ㈜LG의 경우 구광모 회장이 지난해 취임 후 단행한 첫 임원 인사에서 대거 불러들인 계열사 '전략통'들에게 승진 인사로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웅 법무팀장(전무)는 서울대 법대와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대검찰청을 거친 뒤 LG그룹에 합류해 전자·화학·유플러스 등 주요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구 회장이 LG유플러스 법무를 맡고 있던 이 부사장을 직접 지주사로 불러들여 각종 국내외 소송에 대비해 법무 라인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정연채 전무와 하범종 전무도 이 전무와 함께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전무와 하 전무는 각각 지주사 LG에서 전자팀장과 재경팀장을 맡고 있다. 정 전무와 하 전무도 모두 구 회장이 지난해 총수 취임 후 계열사에 있던 핵심인력들을 지주사로 불러들인 케이스다. 정 전무는 LG전자, 하 전무는 LG화학 출신이다.

구 회장은 이들과 함께 LG CNS 최고인사책임자였던 김흥식 전무를 지주사 인사팀장으로 앉히면서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밖에 강창범 LG 화학팀장과 김이경 LG 인재육성담당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 출신인 김 상무는 지난해 구 회장이 베인앤컴퍼니 출신 홍범식 사장, 한국타이어 출신 김형남 부사장 등과 함께 외부에서 영입한 인사다.

LG유플러스는 황현식 사장 승진 외에 FC부문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부사장을 차별적인 5G 신규 서비스 출시를 통해 LG유플러스의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기여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또한 젊은 인재 기용을 확대해 B2C 영업 채널의 변화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김남수 상무, 독창적인 5G 신규 서비스로 시장을 주도해 나갈 손민선 상무 등 성장 가능성이 큰 인재를 조기에 발탁했다.

LG생활건강은 성과주의와 조직 내 성장기회를 감안한 승진인사를 실시해, 전무 3명, 상무 10명 등을 신규 승진 및 선임했다.

한편 LG그룹은 미래 사업 육성 등을 위해 R&D 및 엔지니어 승진미래 사업 육성 등을 위해 R&D 및 엔지니어 승진 지속, 계열사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담 조직 구성할 계획이다. AI, 빅데이터, 로봇, 5G 등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분야의 사업 경쟁력 확보를 고려한 인사를 실시했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승진자의 약 60%가 이공계 인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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