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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어도 돌지 않는 돈…돈맥경화 심화

김종훈 기자 ㅣ
등록 2019.07.01 14:23

금리 낮지만 기업들 투자 꺼려…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도
"경제 상황 전망치와 다르게 흐르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 필요"

/사진=김종훈 기자

시중에 돈이 풀려도 돌지 않고 고여있는 추세가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들어 은행의 수탁고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저축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자금이 돌지 않아 내수경기 침체되는 현상이 고착화됐다. 정부가 나서 기준금리를 내려도 소비와 투자를 늘리려고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통화유통 속도는 0.72로 1년 전 0.74에서 더 떨어졌다.

통화유통 속도란 통화 한 단위가 일정 기간에 각종 거래를 매개하기 위해 몇 번 유통됐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통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광의통화인 M2(평잔·원계열)로 나눠 구한다.

시중에 공급된 유동성이 실물부문에서 원활히 유통되면 통화유통 속도가 오르고, 그렇지 않으면 떨어지곤 한다.

통화유통 속도는 2013년까지 0.80을 넘었으나 2014년 0.78, 2015년 0.76으로 연이어 내렸다. 2016년과 2017년에는 0.74였고 지난해 들어 다시 하락했다.

시중에 풀린 자금이 기업 투자 등 생산적인 방향으로 흐르지 못하고 부동산시장으로 몰린 결과로 보인다.

또 경기둔화 우려·무역갈등에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며 시중에 부동자금이 늘어난 영향이기도 하다.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3월 말 기준으로 1000조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명목 GDP가 전 분기 대비 0.8% 감소하는 등 실물경제가 부진해 통화유통 속도는 더 떨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예금회전율도 지난 1분기에 3.5회를 기록해 지난해 4분기 3.7회보다 0.2회 줄었다. 예금회전율이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 평균잔액으로 나눈 값으로,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예금을 인출해 소비 등에 쓰지 않았다는 의미다.

금융에서 실물로의 자금 이동이 줄어든 만큼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투자 증대를 이끄는 효과도 약해졌을 수 있다.

시중에 풀린 자금이 투자보다는 부동산시장으로 흘러 자산가격을 높일 수도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3주 만에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세를 나타냈다.

다만 인하 효과가 과거보다 제약될 수 있으나 현 경기상황을 봤을 때 기준금리 인하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하며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효과는 과거보다 줄어들었다"면서도 "경제 상황이 전망했던 것과 다르게 흐르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는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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