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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시장 곡소리…신도시 부동산들 "정책에 서민만 피해"

김종훈 기자 ㅣ
등록 2019.07.01 10:27 / 수정 2019.07.02 16:46

"강남 집값은 치솟는데 신도시는 폐허가 되면서 교통인프라도 취약"
"9·13 대책 등 부동산 과열 규제 영향 계속돼"

최근 3기 신도시 발표 여파 등으로 2기 신도시인 김포시는 집값이 하락하고 대로변 곳곳이 상가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이 널부러져 있다. 그나마 서울 접급성이 가까운 풍무동 현장도 분양가 보다 마이너스가 된 상가와 오피스텔이 신도시임을 무색하게 하고있다./사진=김종훈 기자

극심한 경기침체의 원인중 하나로 꼽히는 부동산 경기의 침체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피해를 보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잇따라 내놓은 2기, 3기 신도시 정책이 엇박자를 내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도 늘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업 매출도 최근 7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규제에 규제를 더하는 정책이 쏟아져나온 결과로 풀이된다.

1일 김포시 풍무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 수도권 중에서도 제일 집값이 저렴한 김포시는 주로 서민들이 대출을 끼고 집을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강남 집값은 치솟는데 3기 신도시를 발표한면서 2기 신도시인 김포는 오히려 집값이 떨어지는 등 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고촌 부동산의 한 관계자는 "규제에 규제를 더해봐도 똘똘한 강남의 한채는 수십억원 넘어서도 매일 집값이 오르는 반면 김포시는 서울서 한시간 이상 거리의 장*동 등은 처음부터 미분양에서 신도시 정책으로 더더욱 도심 모습을 갖추기 힘든 상황으로 전락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에서 제일 집값이 싼 곳에다가 신도시를 발표하고 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가 갖춰지기도 전에 다른곳에 또 3기 신도시를 발표하는가 하면, 그마저도 배차간격도 긴 김포도시철도 2량(2칸) 짜리도 작년 개통이 지연되면서 교통지옥을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도권 대부분 신도시 부동산들은 거래절벽을 하소연하고 있다. 심지어 경조사 등 사정이 생겨도 집을 팔수 없을 정도로 부동산이 꽉 막혀있다는 이야기를 수도권 중계사들을 통해 들을수 있다.

경기도 부천시 중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인근 김포신도시 아파트 분양을 받고 입주하기 위해 빌라는 내놓은 사람들의 더러 있는데 낭패를 겪고 있다"며 "빌라를 내놓은지 1년이 다되어도 거래가 안되는데, 대출 규제까지 묶여서 기존빌라 대출로 인해 신규 대출이 적게되서 부도를 내거나 하우스퓨어 신세가 되는 신혼부부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규제일변도로 나가니 강남의 월세 보증금도 안되는 부천의 1억대 빌라도 거래가 안되는 것"이라며 "서민의 민심을 전혀 들어보지도 않고 파악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말했다.

이같은 이유로 부동산업도 6년 5개월 만에 가장 긴 뒷걸음을 치고있다. 작년 9·13 대책을 비롯한 부동산 규제 정책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통계청에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부동산업 생산지수는 98.4(불변지수·2015년=100)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1.6% 내렸다.

부동산업 생산지수는 부동산 중개업 및 감정평가업, 부동산 임대업, 개발 및 공급업 등의 매출액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지수는 전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작년 11월(-0.7%)부터 지난 5월까지 7개월 연속 내리막을 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졌던 2010년 6월∼2012년 12월(31개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가장 긴 연속 하강 기록이다.

작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13개월간을 보면 작년 10월(13.5%)을 제외한 나머지 달은 모두 1년 전 같은 달보다 지수가 줄었다. 매출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러한 장기간의 부동산업 매출 부진은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부동산 매매가 줄고 중개 수익이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정부는 2017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를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금융규제를 강화했고, 작년 8월에는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하는 등 부동산 대책을 잇따라 내놨다.

그런데도 과열이 가라앉지 않자 작년 9월에는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하는 등 강력한 주택시장 대책으로 대응했다.

이러한 규제의 영향으로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꾸준히 하락했고, 지난 5월에는 총 5만7103건으로 1년 전보다 15.8% 줄었다. 5월 기준으로는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작년 10월(13.5%) 나타난 '반짝 반등'도 매출 증가라고 보기 어렵다. 2017년 10월 휴일은 유난히 길었던 추석 연휴의 영향으로 15일이었지만, 작년은 10일에 불과해 '명절효과'가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통계청의 해석이다.

부동산 업계의 어려움은 개·폐업 수치에도 나타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 건수는 1520건으로, 2015년 이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최소치를 기록했다. 반면 4월 폐업은 1425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강남 등이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이유로 정상적인 주거 목적의 선순환 거래를 막다보니, 시중의 자금흐름이 막히고 이로인해 시중에 현금도 흐르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투기는 막지도 못하고 정상적 거래를 막고 있으니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귀를 열고 들어야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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