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 중견그룹 최고경영자들과 간담회서 밝혀
불공정 하도급 거래 근절‥ 중소기업 경쟁 입찰 확대 당부
"대주주 일가 개인기업에 일감 몰아주기 근절 동참해달라"
2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과 대기업집단간 정책간담회/사진=임상재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한 하도급 거래가 더 이상 우리 사회에서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이 경쟁 입찰을 확대해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일감을 개방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2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15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전문경영인과 정책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고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독립 중소기업, 소상공인은 공정한 기회조차 가질 수 없었고, 존립할 수 있는 근간마저 잃어가고 있다"며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과정에서 기업 핵심역량이 훼손되고 혁신성장의 유인을 상실해 세계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배 주주 일가가 비주력ㆍ비상장 회사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고 계열사 일감이 그 회사에 집중된 경우엔 합리적인 근거를 시장과 주주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공정 하도급 거래와 관련해서는 "중소 협력업체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도급 분야에서 공정한 거래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며 "혁신 성장의 싹을 잘라 버리는 기술 탈취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포괄하는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적극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기업 전문경영인 정책간담회에는 자산총액 10조6000억원으로 올해 처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포함된 여민수 카카오 대표가 참석해 해외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로부터 자국 시장을 보호해야 한다며 규제개선을 요구했다.
카카오는 최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공정위는 지난 5월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을 발표하면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으로 공시대상 기업집단 59개 기업을 지정했다. 카카오는 올해 자산규모가 10조원을 넘기면서 준대기업에서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여민수 대표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들어와 영광스러우면서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카카오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하고 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공정위 가이드를 많이 따르고 있고 다양한 중소상공인들과 상생협력을 실천해왔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중소기업들과의 상생 의지를 강조하면서도 구글, 페이스북 같은 해외 IT 기업들로부터 자국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종 IT 플랫폼 기업으로써 카카오는 구글, 넷플릭스, 페이스북 등 기업으로부터 국내 시장을 지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클라우드, 자율주행 등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은 한번 뒤처지면 따라잡을 수 없고 기술이 종속되면 빠져나올 수도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여 대표는 "글로벌 기업은 역외적용을 받지 않아 기업 구조가 제대로 드러나지 않다보니 같은 서비스라도 국내 기업만 규제를 받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 CEO들을 만난 것은 취임 이후 네 번째로 이번 간담회는 총수가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중 앞선 10대 그룹 간담회 참석 대상에서 빠졌던 15개 회사 전문경연인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세 차례 기업인들과 만남을 통해 정부와 재계가 개혁 방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며 "자발적인 순환출자 해소와 같은 바람직한 변화가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도 재계의 요청이 있으면 오늘과 같은 자리를 다시 마련할 것이며, 이를 통해 정부와 재계 간의 상호 이해의 폭이 더욱 넓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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