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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 넥슨 판다…매각가 10조 훌쩍 넘길 듯

정문경 기자 ㅣ jmk@chosun.com
등록 2019.01.03 17:26

지분 전량 매물로 내놔
도이치증원·모건스탠리 공동 매각주관사 선정
이르면 다음달 예비입찰 실시

김정주 NXC 대표./넥슨제공

국내 업계 1위 넥슨의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가 넥슨 매각을 추진한다. 매각 가격은 1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추산된다. 일본증시에 상장된 넥슨의 시가총액이 13조원에 달해, 매각이 성사되면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어가 될 전망이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는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넥슨 지주회사 NXC 지분 전량(98.64%)을 매물로 내놨다. 김 대표(67.49%)와 부인 유정현 NXC 감사(29.43%), 김 대표 개인회사인 와이즈키즈(1.72%)가 보유한 지분이다. 도이치증권과 모건스탠리를 공동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르면 다음달 예비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넥슨그룹은 ‘김 대표→NXC→넥슨(일본법인)→넥슨코리아→10여 개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넥슨은 지난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했다. 회사의 시가총액은 약 13조원에 달한다. 이중 엔엑스씨가 보유한 넥슨 지분(47.98%) 가치는 6조원 규모다.

또 NXC가 고급 유모차 브랜드 스토케와 유럽 가상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 등 별도로 보유한 계열사 가치에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전체 매각 가격은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는 2016년 삼성전자의 미국 하만 인수(9조272억원)와 2015년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7조2000억원)를 뛰어넘는 국내 최대 M&A 거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가 회사 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 대표는 최근 2년여간 이른바 '넥슨 공짜 주식'으로 재판에 시달렸고, 게임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규제 완화 논의 지지부진 등 국내 게임산업의 미래가 밝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김 대표가 소위 넥슨 주식 사건으로 2년여간 수사와 재판에 시달린 데다 게임산업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규제에 지쳐 사업을 그만둬야 할 것 같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혀왔다”고 전했다.

김정주 NXC 대표는 1994년 KAIST 전산학 박사과정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게임회사 넥슨을 창업했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 나라’를 히트시키며 국내 온라인 게임산업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넥슨은 크레이지 아케이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등 굵직한 히트 게임을 배출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 회사로 성장했다.

김 대표가 이처럼 힘겹게 키워온 회사를 매각하기로 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예상 매각금액도 그렇지만, 김 대표와 넥슨이 갖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국내 게임업계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이번 넥슨의 거래 규모가 워낙 커 국내에서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텐센트 등 중국 회사가 넥슨을 인수할 경우 게임산업 종주국 자리가 중국에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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