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9.03.04 09:43
[앵커]
세계 최고 수준의 배달문화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요즘 배달이 안 되는 게 거의 없죠. 하지만 막상 좋아하는 음식을 배달하려고 주문을 누르는 순간 예상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놀라게 되는데요. 바로 배달비 때문입니다. 최소 주문 금액으로 맞춰 먹는 1인 가구의 경우 이 배달비가 더욱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요. 대체 왜 이리 비싼 걸까요?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요즘 배달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배달료가 어느 정도 나오나요?
[기자]
보통 3천원 정도를 받는데 요즘에는 4천원까지 받는 곳도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한 배달 앱에서 치킨을 반값에 판다고 해서 주문해봤는데요. 18000원짜리 치킨을 반값에 할인 받아 9000원이었는데 배달료만 3000원으로 총 12000원을 결제해야 했습니다. 배달료가 주문 금액의 3분의 1이었던 거죠.
[앵커]
반값이지만 반값이 아닌 느낌이었겠네요. 그런데 배달료가 왜 이렇게 비싼 건가요?
[기자]
보험료 때문입니다. 보통 배달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동수단은 이륜차, 즉 오토바이죠. 그런데 배달원들 나이가 어린 편이고 오토바이 자체도 사고 위험이 큽니다.
질병관리본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병원 응급실 23곳에서 집계한 교통사고 26만건 가운데 배달 오토바이 사고 건수가 4500건에 달합니다. 이 중 15~19세 사고자가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고가 자주 발생하다 보니 보험료도 오르고, 배달료도 같이 오를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보험료가 어느 정도인데 이렇게 배달료가 비싼 건가요?
[기자]
자영업자 개인이 오토바이를 구매할 경우 '배달용'으로 분류됩니다. 이 경우 책임보험료는 100만원 미만, 종합보험료는 200만원 미만으로 책정됩니다.
그런데 자영업자에게는 보험료뿐만 아니라 오토바이 구매비용 자체도 부담이 되거든요. 그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하게 되는데 그러면 소비자들 불만을 감당하기가 어렵죠.
그래서 선택하는 게 배달대행 업체입니다. 그런데 배달대행 업체의 오토바이는 '유상운송용'으로 분류됩니다. 운행 빈도와 사고 빈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보험료도 훨씬 비싼데요. 보통 운송용의 4배에 달합니다. 이게 높은 배달료의 핵심 원인이죠.
[앵커]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기자]
업계에서는 기본적으로 사고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신속배달'보다는 '안전배달'을 중시하는 쪽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운행할 때만 보험을 적용하고 보험료도 근무 시간으로 산정해 부과하는 새로운 형태의 보험 상품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배달원은 안전히, 자영업자는 부담 없이, 소비자는 합리적으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용하는 환경 마련이 가장 시급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승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