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강타한 가상 유튜버 '키즈나 아이'

    입력 : 2019.01.07 10:50

    [앵커]
    유튜브의 성장과 함께 국내서도 1인 미디어 창작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한 달 동안 20억명이 시청하는 유튜브는 우리나라에서는 월 사용자가 3000만명을 넘어섰는데요.


    이웃나라인 일본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사람이 아닌 가상의 인물이 유튜버로 활약하고 있다는데요,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 기자, 가상의 인물이 유튜버라니요? 어떻게 방송을 한다는 말인가요?


    [기자]
    1997년 사이버 가수 ‘아담’을 아시나요? 물론 제가 매우 어렸을 때라 저는 직접 보진 못했지만 지금도 가끔씩 회자되는 유명한 가상인물이죠. 물론 지금 보면 그래픽 자체가 상당히 딱딱하지만 당시로서는 굉장히 참신한 시도였다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20년이 지난 일본에서는 아담과 같은 가상의 인물이 방송에 나오게 됐는데요. 바로 ‘키즈나 아이’입니다. 가상의 캐릭터인 키즈나 아이는 지난해 말 구독자 238만명을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앵커]
    아니, 가상의 캐릭터가 구독자 240만명에 육박하는 인기 유튜버라니 정말 놀라운데요. 진짜 사람도 아닌데 구독자를 끌어 모을 수가 있는 건가요?


    [기자]
    사실 최초의 가상 인물 유튜버는 키즈나 아이지만 일본에서는 원래부터 캐릭터들이 큰 인기를 얻었고 홀로그램을 이용한 공연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현재 일본에는 키즈나 아이를 비롯해 약 1000여명의 가상 유튜버가 있는데 이들은 캐릭터라는 특성을 살려 피규어로 만들어져 굿즈 사업에도 진출하고 있습니다.


    연예 엔터테인먼트사들도 가상 유튜버를 영입하고 있고, 키즈나 아이의 경우 일본 관광국의 공식 홍보대사로 임명되기도 했죠.


    [앵커]
    웬만한 유명 연예인들보다 훨씬 폭넓은 활동을 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유튜버들은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지만 라이브 방송도 많이 하잖아요? 캐릭터는 좀 힘들 것 같은데요?


    [기자]
    원래 키즈나 아이 같은 가상 유튜버들은 성우가 따로 녹음을 하고 거기에 맞게 모션 그래픽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했는데요.


    놀랍게도 기술의 발전으로 그래픽이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성우들이 코멘트를 읽어주는 식으로 생방송을 진행했습니다.


    게임 플레이를 하며 실제 유튜버처럼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방송을 하면서 가상 유튜버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캐릭터들이 유튜버로서 활동을 할 수 있을까요?


    [기자]
    유튜버까지는 아니더라도 캐릭터가 큰 영향력을 끼친 사례가 있습니다. EBS에서 수학 선생님으로 활동한 ‘세미’라는 캐릭터인데요.


    개량 한복을 입고 있는 미소녀 세미는 수학 교육 영상에 등장했는데, 귀여운 캐릭터 디자인으로 많은 사랑을 받으며 역시 피규어로까지 출시되며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하지만 저작권 분쟁, 소위 따라 그리기라 불리는 트레이싱 논란, 거기에 2차 창작으로 인한 성인물 제작까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EBS는 세미를 하차시켜야 했습니다.


    [앵커]
    캐릭터이다 보니 여러 가지 분쟁이 생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 같은데요.


    앞으로 가상 유튜버들의 전망 어떻게 보십니까?


    [기자]
    어쨌든 방송 추세는 개별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는 협송으로 나아가고 있고, 캐릭터라 한계도 있지만 다른 의미에서는 한계가 없기도 하거든요.


    게임, 애니메이션 등 가상 세계를 넘어 교육과 무대 등 현실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생방송 사례도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앵커]
    중국에서는 인공지능 아나운서도 등장했다고 저희가 보도해 드린 적이 있죠.


    언젠간 가상의 인물들과 호흡을 맞추며 방송하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 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이승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