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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오른 게임 ‘확률형 아이템’

이승재 기자 ㅣ ministro0714@naver.com
등록 2018.10.10 14:40

[앵커]
취미 생활을 하다 보면 더 높은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장비를 교체하곤 하는데요.


그건 게임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게임과 일반 취미 생활과는 다른 점이 있는데 게임에서는 강해지기 위해서 얼마를 투자해야 할지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겁니다.


‘랜덤박스’라 불리는 ‘확률형 아이템’ 때문인데요. 수백만원을 쏟아 부어도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도박이나 다름 없다는 지적을 받아 온 확률형 아이템이 국감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재 기자, 확률형 아이템 정확히 어떤 겁니까?


[기자]
정해져 있는 확률에 따라 다양한 아이템이 무작위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랜덤박스라고 많이들 부르는데요.


현금으로 5천원짜리 상자를 열었을 때 백원짜리 아이템이 나올 수도 있고 현금으로 수십만,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아이템이 나올 수도 있는 겁니다.


어렸을 때 많이 하던 뽑기의 일종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뽑기 같은 건 어렸을 때도 많이 해봤던 건데요.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 건가요?


[기자]
극악무도한 확률이 가장 비판받는 점입니다. 게임을 많이 하는 소위 ‘헤비 유저’라 불리는 사람들은 강해지기 위해서 거의 필연적으로 랜덤박스를 사야 하는 상황이 나옵니다. 그런데 랜덤박스에서 정말 필요로 하는 아이템들의 확률이 너무 낮은 건데요.


한동안 논란이 됐던 리니지M의 경우 전설등급 아이템을 뽑을 확률이 0.0006%입니다. 만 개를 뽑았을 때 6개가 나온다는 얘기인데요.


넷마블의 인기 모바일게임 ‘모두의마블’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보통 모두의마블에서 랜덤박스를 열기 위해서는 몇 천원이 드는데요. 최고 인기 아이템을 얻으려면 확률이 0.0009%입니다. 가격이 조금 더 비싼 경우 한 번 뽑는 데 10만원 정도가 드는데 이 경우 확률이 1% 안팎입니다.


[앵커]
확률이 1%에 한참 못 미치는데 저런 아이템 뽑기를 반드시 해야 하는 건가요?


[기자]
물론 랜덤박스를 살지 말지는 본인 자유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전체 모바일게임 이용자 중 약 15% 정도가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하고 있고, 평균 3만원대를 지출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업계에서는 “전체 15% 이용자, 평균 금액 3만원가량 지출을 놓고 확률형 아이템을 도박이라고 표현하는 건 과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실상을 놓고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실제 게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건 아까도 말씀 드렸던 헤비 유저, 즉 과금 유저입니다. 상위 1%에 해당하는 유저들의 지출이 나머지 99% 평범한 유저들의 지출보다 많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나중에는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매번 새롭게 추가되는 아이템과 캐릭터를 얻어야 하는데요. 그 아이템이 없으면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오는데, 그게 랜덤박스가 아니면 얻을 수가 없습니다.


문제는 순수하게 극악의 확률에 기대야 하기 때문에 누구는 10만원에 아이템을 뽑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100만원을 들여도 아이템을 얻을 수 없다는 거죠.


차라리 아이템 가격이 정해져 있으면 그냥 제 값을 주고 사면 되는데 그걸 운영진 측에서 파는 것도 아니고, 모바일게임은 이용자 간 거래도 되지 않아서 결국 반 강제로 랜덤박스를 사야 합니다.


[앵커]
랜덤박스의 심각성은 외국에서도 대두되고 있다고요?


[기자]
독일 청소년 보호 위원회에서는 랜덤박스를 도박으로 보고 판매 금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스웨덴에서는 장관이 직접 나서 확률형 아이템을 규제할 법안을 준비 중입니다.


[앵커]
업계에서는 자율규제를 주장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랜덤박스는 게임사들의 핵심적인 수입원이기 때문에 얼마나 자율규제가 잘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물론 법으로 확률 규제를 할 경우 게임 산업 전반에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접근이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오는 10일부터 시작되는 게임 산업 국정감사에서 어떤 논의가 오갈지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앵커]
네, 정부에서도 게임을 효자 산업으로 인정하고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 안에는 도박으로 보일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업계와 정부에서 어떤 합의점을 찾아내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승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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