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속았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입력 : 2018.10.04 13:19


    [앵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코리아세일페스타’. 이름을 바꾸기 전까지 포함하면 4년째인데요.


    사실 이전 행사들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이번엔 80% 할인까지 내걸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기대해보신 분들 계셨을 겁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이전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다시 나오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재 기자, 전에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해 리포트를 하셨는데 그 때 좋게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런데 2주 만에 비판 기사를 들고 오셨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기자]
    사실 저번에 라이브 방송을 보시던 시청자분도 코리아세일페스타에 대해 별로 호의적이지 않은 반응을 보이셨는데요. 후속기사 요청도 받았었기 때문에 저도 지난 주말에 다녀오고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도 알아 봤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줄여서 ‘코세페’는 올해도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네, 어떤 점이 기대에 못 미쳤나요?


    [기자]
    일단 소비 대축제라는 말을 내걸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할인율인데요.


    막상 백화점에서 물건을 사려고 해도 생각보다 할인율이 저조해서 선뜻 물건에 손이 가지 않습니다.


    심지어 온라인 최저가나 해외직구보다 훨씬 비싸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공식 홈페이지에서 할인율 60%라고 내걸고 있는 ‘박서준 롱다운’ 패딩의 경우 19만9900원이라고 나와 있지만 온라인 마켓에서 찾아보면 19만5천원에 살 수 있습니다.


    14kg의 삼성 건조기 그랑데는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160만원대에 팔고 있다는 기사가 있었는데요. 인터넷에서는 최저가 120만원, 아무리 비싸게 사도 130만원대에 살 수 있었습니다.


    대대적으로 홍보한 80% 할인 제품은 찾아볼 수도 없었고요.


    [앵커]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가요?


    [기자]
    일단 코세페에서 주장하는 할인율은 대부분 정가를 기반으로 책정한 경우가 많아 거품이 많고요.


    애초부터 온라인 쇼핑몰이나 소셜 커머스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체감이 안 되는 겁니다.


    결국 이번 행사에서 살 건 없고 남는 건 아이돌 공연밖에 없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왜 우리나라에서는 미국처럼 엄청난 할인율이 나올 수 없는 건가요?


    [기자]
    블랙프라이데이가 가능한 원리부터 생각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땅이 워낙 넓기 때문에 창고형 매장에 1년치 상품을 모두 쌓아둡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미처 소진하지 못한 물량을 모두 비워야 다음해 신상품을 들여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재고 처리 개념으로 할인율을 대폭 적용할 수 있는 건데요.


    우리나라는 그렇게 재고가 크게 남는 것도 아니어서 획기적인 할인을 제공할 수가 없는 겁니다.


    [앵커]
    오히려 소비자들과 우리나라 기업들은 11월에 주목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11월에는 중국에서는 광군제, 미국에서는 진짜 블랙프라이데이가 기다리고 있는데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이 시기에 해외직구를 노리는 게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에 다음달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국내 유통업체들 역시 해외직구를 노리는 소비자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대규모 할인에 나서고요.


    그래서 업계에서는 차라리 시기를 11월로 늦추면 실효성이 더 높아질 거란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이제는 소비자들도 매번 보여주기식에 그치는 행사 아닌 행사에 지쳐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과 업계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연구해서 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이 나오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이승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