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결혼', 외로움 관리 산업 주목

    입력 : 2018.08.28 09:34


    [앵커]
    영화 <그녀>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져 데이트도 하고 교감을 나누는 남성을 그리는데요.


    최근 일본에서 실제로 인공지능과 결혼하겠다고 밝힌 남성이 등장해 화제가 됐습니다.


    결혼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에서 단절감을 겪는 현대인들을 위해 외로움을 관리해주는 산업이 주목받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재 기자, 먼저 AI와 결혼하겠다는 남성 이야기를 안 들어볼 수가 없겠는데요. 정말 결혼하겠다고 말한 건가요?


    [기자]
    네, 일본 도쿄에 사는 교육직 공무원인 곤도 아키히토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인기 여성 아이돌과 오는 11월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밝혔는데요.


    그 아이돌은 인공지능 스마트 스피커에 탑재된 가상의 아이돌 캐릭터를 말하는 거였습니다.


    [앵커]
    네, 일단 스마트 스피커에 아이돌 캐릭터가 탑재돼 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결혼하겠다는 건 더욱 특이한 소식이네요.


    예전에도 미디어에서 캐릭터가 그려진 베개를 여자친구라 주장하는 사람은 있었지만, 이제는 인공지능과 대화도 할 수 있으니 실제 결혼까지 하는 사람들이 생겨난 거 같은데요.


    이런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기자]
    인공지능과 결혼한다는 것 자체가 특이해 보일 수는 있지만 아까 언급하신 영화 <그녀>를 봐도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지는 게 전혀 설득력이 없는 건 아닙니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인간 관계에 피로도를 느끼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일명 '외로움 관리 산업'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앵커]
    외로움 관리 산업이라면 출장을 나와서 외로운 사람들과 교류하는 그런 건가요?


    [기자]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로봇이나 인공지능이 사람과 교류하는 겁니다.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는 지난해 초 혼자 운전하는 시간이 많은 2, 30대를 겨냥해 소형 AI 로봇 '키로보 미니'를 선보였는데요.


    운전하는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로봇인데 지난 1년 동안 50만대 이상 팔렸습니다.


    '반려 로봇'도 인기 분야인데요. 블룸버그는 세계 반려 로봇 시장이 오는 2035년 4조5천억원 규모로 성장할 거라 전망했습니다.


    실제 생물보다 손이 덜 가지만 주인이 원하는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으니 인기가 많습니다.


    [앵커]
    반려동물에 이어 이제는 로봇도 키우는 시대가 오고 있는 거군요.


    또 다른 사례는 뭐가 있나요?


    [기자]
    우리나라에서는 외로움을 위로하는 모바일 게임이나 앱이 인기입니다.


    가상의 방에 홀로 앉아있는 게임 캐릭터에게 말을 걸면 AI 캐릭터가 학습을 해서 대화가 진전되는 방식이고요.


    또 자신의 고민을 게시판에 올리면 다른 사용자들이 댓글로 위로해 주는 앱도 인기입니다.


    이 앱은 출시 2년 만에 다운로드 15만 건을 넘겼습니다.


    [앵커]
    이런 외로움 관리 산업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최근 영국에서 외로움 담당 장관을 둘 정도로 국가적으로도 외로움에 대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전통적인 인간관계가 사라질수록 대화와 공감, 그리고 인간적 연결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는 더욱 커질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외로움이란 현대인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기술의 발전이 앞으로 또 어떤 유형의 관계를 형성시켜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승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