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동영상 시장은 광고 매출로 보나 점유 시간으로 보나 유튜브가 압도적인 위세를 떨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우리나라 포털업체들을 중심으로 동영상 위주의 개편을 시도하고는 있지만 이미 격차가 많이 벌어져 갈 길이 멀다는 평가인데요.
언제부터 유튜브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강세를 보이게 됐고, 어떤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까지 차이가 나게 된 걸까요?
이에 대해 이승재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재 기자,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을 보는 게 일상처럼 됐는데 생각해보면 그렇게 오래 전 얘기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유튜브가 치고 올라오게 된 건가요?
[기자]
유튜브는 2008년만 해도 흔히 UCC라고 하는 국내 콘텐츠 제작 시장 점유율이 2%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듬해인 2009년 11월 국내 온라인 동영상 공유 사이트 1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앵커]
대략 1년 10개월 정도인데요.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건가요?
[기자]
인터넷 실명제가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일일 방문자 수 20만 명 이상 사이트와 국가기관은 본인확인을 의무화하는 인터넷실명제를 시행했는데요.
여기에 불법 복제물을 전송하는 사람이나 서비스 업체에 세 번 경고를 한 뒤 중징계를 내리는 저작권법 삼진아웃제가 겹치며 국내 동영상 사업자들은 유튜브로 많이 유출됐습니다.
[앵커]
인터넷실명제와 저작권법 강화가 유튜브 이용자 증가와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 겁니까?
[기자]
당시 유튜브는 회원 가입시 국가 항목을 마음대로 선택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동영상의 경우 출처를 남기지 않고 무단으로 복제해서 올리는 일명 ‘불펌’이 많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규제 이후 동영상들이 많이 삭제가 됐는데요. 이에 많은 국내 이용자들이 유튜브로 몰려가게 된 거죠.
[앵커]
그러니까 국내 동영상 사이트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때 해외 플랫폼인 유튜브는 규제 사각지대에 있어서 반사이익을 봤다는 거군요?
유튜브만의 장점이 있다기 보다 초기에 규제 방식에 허점이 있었다고 봐야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렇게 초반에 격차가 벌어져서 2013년 유튜브 점유율은 74%에 달하게 되는데요.
당시 국내 동영상 서비스 1위이던 판도라TV 점유율은 42%에서 4%로 급락했습니다.
2위의 지위를 가졌던 다음TV팟의 점유율도 8%로 뚝 떨어졌고요.
판도라TV와 다음TV팟의 이탈자들을 거의 고스란히 유튜브가 흡수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여기에 최근에는 광고 길이도 유튜브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네이버TV는 15초를 다 봐야 하는 반면 유튜브는 5초만 보면 된다는 건데요.
사실 여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국내 방송사들은 온라인 콘텐츠 광고판매 대행사 ‘스마트미디어랩’을 통해 인터넷 플랫폼에 동영상을 공급하는데, 이때 각각의 동영상 클립마다 ‘15초’ 광고를 붙이는 게 조건입니다.
결국 계약의 문제라서 네이버가 손을 댈 수는 없는 상황인 거죠.
[앵커]
15초 광고에 그런 배경이 있었군요. 네이버 입장에서는 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겠네요.
[기자]
그런데 초반에 유튜브가 규제 사각지대로 반사이익을 보고 네이버가 계약 문제로 광고 길이를 손 대지 못하는 게 지금의 유튜브 황금기를 전부 설명해주지는 못합니다.
유튜브는 이후 스트리머와 콘텐츠 제작자를 위해 다양한 플랫폼을 제공한 반면, 네이버TV나 브이 라이브는 ‘셀럽’이라 불리는 유명인 중심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거든요.
진입장벽이 유튜브가 훨씬 낮고 그로 인해 콘텐츠의 확장성도 유튜브가 훨씬 좋습니다.
영상 제작 도구도 유튜브는 모바일앱을 제공하지만 네이버는 없고요. 역차별과 구조적 문제를 논하기에는 국내 업체들의 내실이 부실한 것도 사실입니다.
[앵커]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좀 더 친절하고 확장성도 좋은 유튜브가 선두를 잡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는 건데요.
유튜브의 독주로 문제점도 생겨나고 있다고요?
[기자]
저작권 문제가 매우 심각합니다. 유튜브에서 사진 한 장 붙여 놓고 음원을 그대로 재생해 사실상 음원사이트를 이용하는 것과 거의 동일하고요.
방송에 나온 영상을 축소하거나 속도를 조금 빠르게 해서 필터링을 빠져나가고 유료 웹툰을 캡처해 영상으로 만드는 등 불법 콘텐츠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웹툰 사이트, 음원 사이트, 방송사 등이 직간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죠.
[앵커]
네, 여러 통계에서도 나타나듯이 유튜브는 우리나라 동영상 시장을 말 그대로 ‘지배’하고 있는데요.
이런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유튜브가 그에 따른 마땅한 책임을 져서 더욱 건강한 콘텐츠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승재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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