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이상 여성 50%가 갖고 있는 자궁근종, 맞춤치료로 해결

  • 조선닷컴 뉴미디어경영센터

    입력 : 2018.05.21 16:44

    최근 자궁근종으로 진단받는 여성이 부쩍 늘고 있다. 과거에 비해 산부인과 검진에 적극적인 여성이 늘어났고, 자궁경부암 국가검진 연령이 20세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세포가 이상 증식하는 양성종양이다. 35세 이상 여성의 50% 이상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생리통, 하복부 압박감, 생리과다 및 이로 인한 빈혈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아무리 생명에 지장을 주지 않더라도 여성의 상징인 '자궁'에 무언가가 생겼다면 마음 한켠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민트병원 김재욱 원장


    ◆암으로 악화될 확률은?


    자궁근종은 암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낮은 양성종양이다. 자궁근종이 자궁육종으로 최종 진단되는 경우는 자궁절제술 1000건 당 약 1∼2건 정도다. 즉 자궁근종이 커지거나 출혈, 통증 등의 증상이 악화돼 자궁을 절제할 정도의 상황에서도 1000건 수술 중 1∼2건에서만 자궁육종(암)으로 진단된다는 것. 흔히 우려하는 자궁근종이 암일 가능성 또는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암으로 악화되지 않는다고 방치해선 안 된다. 근종으로 인해 생긴 빈혈도 건강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김재욱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자궁근종으로 인한 월경과다현상이 지속되면 빈혈이 심해질 수 있다"며 "평소 쉽게 피로하거나, 계단을 한층만 올라도 숨이 차고, 탈모와 피부가 거칠어지는 현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치하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특별한 경우 아니면 '임신도 OK'


    자궁근종의 크기나 위치에 따라 임신과 출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정기검진 후 가임력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높다면 자궁근종을 치료를 하는 게 좋다. 김하정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자궁근종이 있어도 대부분 자연분만으로 출산할 수 있지만, 3㎝ 이상의 근종이 자궁 체부 아래쪽에 있는 등 산도가 좁아졌다면 제왕절개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은 뒤 임신을 고려한다면 정기적으로 증상을 관찰하며 주치의와 상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무조건 자궁적출해야 하나? '비수술적 치료법' 대세


    간혹 일부 여성은 자궁근종 진단 후 무조건 자궁적출술을 해야 한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과거 가족계획을 마쳤거나 임신계획이 없는 여성에서 자궁근종이 나타난 경우 자궁적출술을 권유했던 게 사실이다. 자궁적출술은 자궁을 보존하는 근종절제술과 비교해 재발 가능성이 없고, 임신·출산의 기능을 마친 자궁은 중요한 기능이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김영선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실제로 자궁적출수술 후에는 근종이 자랄 자궁이 없으니 근종이 재발하는 경우는 없다"며 "하지만 최근엔 의학기술이 발달하며 자궁보존적 치료방법이 많이 개발돼 굳이 이 치료법만을 적용할 이유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히려 자궁적출을 받은 젊은 여성은 이로 인해 건강에 부담을 겪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자궁적출을 받은 젊은 여성은 장기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또다른 연구에 의하면 난소를 보존하더라도 조기완경 위험이 2배 가량 높아질 수도 있다. 이로 인해 이른 나이에 갱년기증후군을 겪고, 심리적 문제로 성생활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 최근에는 최대한 자궁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치료법이 바뀌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으로 '자궁근종 MR하이푸', '자궁근종 색전술' 등 비수술적 치료법이다.


    MR하이푸는 MRI(자기공명영상)을 보며 자궁근종의 위치를 파악하고 고강도 직접 초음파를 조사해 근종을 괴사시킨다. 절개과정이 없어 치료 후 통증에 대한 부담이 적고 회복시간이 짧아 워킹맘과 직장인 등이 선호한다. 무엇보다 MRI영상은 장기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어 근종 이외의 다른 조직손상 등 부작용 위험을 크게 낮췄다.


    자궁근종 크기가 매우 크거나, 하이푸를 적용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여 있거나, 여러 개가 혼재한 경우에는 자궁근종색전술이 유리하다. 근종으로 가는 자궁동맥을 막아 근종조직에 산소 및 영양분을 차단함으로써 괴사하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2mm 최소침습으로 다발성 근종을 한 번에 치료할 수 있고, 다른 시술에 비해 크기와 위치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 게 장점이다.


    김재욱 원장은 "자궁근종 치료는 하나만의 정답이 있는 게 아니며, 근거가 정립된 다양한 치료법이 존재한다"며 "의료진이 자궁근종치료를 위해 자궁적출술 하나만을 고집할 경우 다른 병원에서 상담받아볼 것을 권유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학적 기준과 환자의 상황을 모두 고려한 치료법이 진정한 맞춤치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