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8.05.18 16:25
치아 없는 노인, 치매 잘 생기는 것으로 밝혀져
"82세 김모 할아버지는 최근 다리 골절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 입원 중 몸이 야위면서 사용하던 틀니가 맞지 않아 못쓰게 되었고, 음식을 잘 못 씹고 식욕도 줄면서 얼굴에 활기를 잃고 자꾸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똑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일이 많아졌다. 담당 의사는 치매 초기 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후 치과에서 다시 틀니를 만들고 식사를 잘 하게 되자 얼굴에 생기가 돌아왔고, 같은 말은 반복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하는 등의 치매 증상이 매우 호전되었다."
위의 사례처럼, 최근 치아 건강이 치매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본 규슈대 연구팀이 5년간(2007~2012년) 60세 이상 노인 1566명의 치아 상태와 치매 발생률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치아가 1~9개 있는 노인은 치아가 20개 이상 있는 노인보다 치매가 생길 확률이 81% 높았다. 치아가 10~19개인 노인 역시 치아가 20개 이상 있는 노인에 비해 치매 위험이 6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성인의 평균 치아 개수는 28개다.
또한 일본 도호쿠 대학 연구팀이 70세 이상 노인 1167명을 조사한 결과, 인지기능이 정상인 그룹의 치아 개수는 14.9개인 반면, 치매 환자의 치아 개수는 9.4개로 나타났다.
따뜻한치과 임지준 원장은 “음식물을 씹는 행위가 뇌의 혈액순환과 신경자극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치아가 많이 빠지면 음식을 잘 씹지 못하고 이로 인해 뇌의 혈액순환이 충분히 촉진되지 못하고 이로 인하여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치매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치아가 부족하면 육류 등을 씹기 어려워 영양소가 고루 들어간 식사를 못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추정된다.
또한 구강은 감각 신경이 발달한 부위로, 음식 씹기를 통해 구강에 느껴지는 것들을 뇌신경에 직접 전달하는 과정에서 뇌신경의 기능이 활성화된다. 음식을 먹으며 씹는 근육이 자극을 받으면 뇌에 혈류가 증가, 산소 공급이 잘 되면서 뇌기능을 높일 수 있다.
임지준 원장은 "치아를 상실한 노인의 경우 저작기능이 쇠퇴하면서 뇌의 인지기능이 감퇴하게 되고 이는 치매의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치매 환자 역시 구강위생활동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으면 결국 구강건강이 악화되고 이는 치매 증상의 악화는 물론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더 높다"라고 말했다. 즉, 치매의 예방과 진행 방지를 위해 정기적인 치과 검진은 물론, 치아가 없을 경우 틀니나 임플란트와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저작기능을 회복시켜주는 등 치매환자의 구강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보다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