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장비시장 신참 삼성, 성과 눈에띄네"

    입력 : 2018.05.17 09:21

    미국 1위 통신업체에 장비 공급… 일본서도 5G 실험 연달아 성공


    삼성전자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앞두고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과는 다르게 통신 장비에선 세계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세계 통신 장비 시장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해 미국 통신업체에 장비 공급 계역을 체결한 데 이어 이달 초 5G 주요 장비에 대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을 획득하며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8일 "삼성전자는 5G 장비 시장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참(New kid)이지만, 초반부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일본 오키나와 야구장에서 일본 통신업체 KDDI와 함께 5G 통신망을 구축하고 태블릿PC로 야구 동영상을 재생하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의 통신 장비 판매를 제한하는 것도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일본 등 선도 시장에서 공략 박차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1위 통신업체 버라이즌과 5G 인프라 구축에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버라이즌은 올 하반기부터 5G 상용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버라이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11개 도시에 5G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 최초 5G 서비스 도시로 주목받는 새크라멘토를 비롯해 7개 도시에 5G 장비를 공급했다.


    삼성전자가 이달 2일 가정용 5G 장비인 라우터(외부 네트워크를 집 안 내부의 네트워크와 연결해주는 장치)에 대한 승인을 받은 것도 향후 장비 공급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땅덩이가 넓은 미국은 유선망보다는 각 가정에 라우터를 설치해 무선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일반적이다. 버라이즌은 향후 3000만가구에 라우터 방식의 5G 서비스를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도 미국 2위 통신업체 AT&T와 인디애나 지역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고, 3위 업체 티모바일과도 5G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 맞추어 5G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일본 통신업체들과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 1위 통신업체 NTT 도코모와 2016년 고속도로에서 5G 시연을 벌인 데 이어 2위 업체 KDDI와도 지난해와 올해 도쿄 도심 고속도로, 오키나와 야구장 등 4곳에서 5G 실험을 잇따라 성공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4일 일본 출장에서 NTT도코모·KDDI 등과 5G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20% 달성 목표"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5G 시대에 전 세계 통신 장비 시장점유율을 2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현재 점유율을 감안하면 5배 이상 성장해야 하지만 삼성전자는 도전해볼 만한 목표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5G 통신 장비뿐 아니라 스마트폰과 반도체 칩셋을 일괄(end to end)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제조 역량은 세계에서 삼성전자와 화웨이만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통신업체 입장에서는 5G 통신망과 함께 스마트폰·태블릿PC 등 관련 기기를 싸고 빠르게 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매력적인 카드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5G 상용화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보고 통신 장비 기술력 확보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면서 "통신 장비 분야에서도 삼성 스마트폰 못지않은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