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 하반기 빅뱅 오나

    입력 : 2018.05.15 09:04

    LG유플러스, 넷플릭스 제휴 추진… '점유율 33% 제한' 내달 종료 예정


    올 하반기 국내 유료방송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미국 넷플릭스와 제휴를 추진하고 나선 데다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제한 규제가 다음 달 말 풀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료방송의 한 축인 케이블TV 업계가 가입자 수에서도 인터넷TV(IPTV)에 역전당하면서 인터넷TV의 케이블TV 인수를 통한 시장 재편론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대표 콘텐츠 기업 CJ E&M과 홈쇼핑업계 1위 CJ오쇼핑의 합병도 하반기 미디어 업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굵직굵직한 이슈들이 연달아 등장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국내 통신·미디어 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LG유플러스 제휴로 영역확대


    14일 통신·방송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 하반기 자사 인터넷TV (U+tv)에 넷플릭스 콘텐츠 도입을 위해 넷플릭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이 성사되면 LG유플러스 가입자들은 별도의 전용 셋톱박스 설치 없이도 편하게 LG유플러스 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넷플릭스 콘텐츠 확보를 통해 KT·SK브로드밴드 등 경쟁사를 앞서겠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작년 한 해에만 콘텐츠 제작·구매 비용으로 60억달러(6조4100억원)를 썼고, 올해는 80억달러(8조5500억원)를 투자해 700여 편이 넘는 자체 제작물을 내놓는다. LG유플러스 측은 "아직 협의할 세부 사항이 남았다"며 말을 아끼지만,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기본적 합의를 끝내고 발표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근 LG유플러스는 자사 스마트폰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월 8만원대) 가입자들에게 넷플릭스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주는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합산 규제 폐지에다, 다시 힘 얻는 케이블TV 재편론


    특정 유료방송의 시장점유율을 제한해온 합산 규제가 다음 달 28일 끝나는 것도 올 하반기 시장의 핵심 변수다.


    지난 2015년 3년 기한으로 도입됐던 합산 규제는 특정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33.3%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합산 규제가 예정대로 종료되면 현재 유료방송 1위인 KT는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선 국내 최대 통신기업인 KT가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40%대로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케이블TV 인수·합병을 통한 유료방송 시장 재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발표에 따르면 케이블TV 가입자(1409만7123명) 수는 지난해 11월부터 인터넷TV (1422만281명)에 역전됐다. 2015년 매출 역전에 이어 가입자 수에서도 케이블TV가 밀리면서 케이블TV의 쇠락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


    케이블TV 관계자는 "KT에 비해 가입자 수가 500만~600만명 적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적극적으로 케이블 TV 인수·합병을 시도하게 될 것"이라면서 "합산 규제까지 풀리는 상황에서 SK와 LG가 가만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는 CJ헬로비전을 포함해 여러 케이블TV 업체들과 접촉해 인수 여부를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SK브로드밴드도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CJ E&M과 CJ오쇼핑의 합병 법인인 CJ ENM이 7월 출범하는 것도 변수다. CJ E&M의 콘텐츠 제작 능력에 CJ오쇼핑의 자본력이 더해져 국내외 시장에서 지상파 못지않은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매출 2조2600억원, 영업이익 2245억원을 기록했으며, CJ E&M은 영화·드라마 제작 외에도 16개 방송 채널을 갖고 있다. CJ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초대형 콘텐츠를 앞으로 계속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