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미래차 디스플레이 사업 속도낸다

    입력 : 2018.05.10 09:56

    디지털 계기판 본격 양산 나서
    천장에 대형 디스플레이 설치땐 '달리는 극장'도 구현할 수 있어


    현대모비스가 '디지털 클러스터(계기판)' 시장에 처음 진출해 본격 양산에 들어갔다고 9일 밝혔다.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계기판은 만들지 않았지만, 최근 디지털 계기판이 미래차의 핵심 부품으로 떠오르자 4년 전부터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현대모비스가 처음 양산한 7인치 디지털 계기판은 지난달 현대차가 출시한 소형 SUV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에 처음 적용됐다.


    ◇디지털 계기판→미래차 디스플레이 사업으로 확대


    최근 출시되는 차량 절반 이상은 과거 아날로그 계기판이 아닌 디지털 계기판이 장착되고 있다. 2023년에는 신차 81%(시장 규모 11조원)가 디지털 계기판을 달고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계기판은 속도·주행거리·경고 알람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정보 등 더 많은 주행 정보를 보여줄 수 있다. 계기판은 운전자와 자동차를 연결하는 콕핏(운전 조작대)의 핵심 부품으로 자율 주행과 커넥티비티가 부상하는 미래차에는 주행, 도로 교통 정보 등이 늘어나 디지털 계기판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처음 양산한 7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표준 플랫폼인 오토사(AUTOSAR)를 기반으로 개발됐지만, 중앙처리장치(CPU) 소프트웨어를 독자 개발하는 등 핵심 기술 자립도를 높였다.


    현대모비스는 이번 클러스터 양산을 계기로 4대 인포테인먼트(정보+엔터테인먼트) 핵심 부품 기술을 모두 갖추게 됐다. ▲앞유리창에 주행 정보를 비춰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차량 주변을 360도 보여주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기술은 이미 확보하고 있었고, 여기에 디지털 계기판 기술을 추가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내년 상반기까지 4대 인포테인먼트 핵심 부품을 동시 제어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개발해 차세대 콕핏 개발 경쟁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계기판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는 독일 콘티넨탈 25%, 미국 비스테온 20%, 일본 덴소 10% 등 글로벌 부품사들로 LG전자가 최근 GM볼트에 디지털 계기판을 납품하는 등 IT 업체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미래차에선 이 같은 디스플레이가 계기판뿐 아니라 차량 내부 곳곳으로 확장되는 등 시장이 커질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도 이에 맞춰 2020년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양산하는 데 이어 미래차를 위한 차세대 통합 디스플레이 사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달리는 극장'도 가능


    현대모비스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 쇼인 CES에서 차세대 콕핏에 적용되는 미래차 디스플레이〈사진〉를 선보였다. 운전석을 중심으로 각각 계기판, 운전대, 룸미러, 콘솔박스(중앙 수납함) 에 위치한 총 4개의 디스플레이다.


    기존 계기판 자리에는 운전석과 조수석을 가로지르는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헤드업디스플레이,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서라운딩 뷰 기능이 통합된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홀로그램 가상 비서가 자율 주행을 돕는다.


    운전석·조수석 머리 위에는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장착돼 자율 주행 모드에서 뒷좌석 탑승객과 운전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달리는 극장'을 구현한다. 콘솔박스에도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게임·온라인 쇼핑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 크기의 화면이 달린 운전대는 자율 주행 모드에서 콘솔박스로 이동하고, 수동 주행시엔 운전석으로 이동한다.


    현대모비스는 이 외에도 증강현실을 이용한 AR HUD(Augmented Reality HUD) 개발도 진행 중이다. 윈드쉴드(앞 유리창)에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HUD보다 한발 더 나아가 실제 도로상에 주행 정보를 덧입혀 보여주는 기술로 아직 상용화된 적 없는 고난도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말 AR HUD 개발을 완료하고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결국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궁극적으로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다. 양승욱 현대모비스 ICT연구소장(부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와 IT 업체들이 각자 차별화된 전략으로 자율주행차용 차세대 콕핏 개발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미래형 디스플레이 기술에 통신·편의·보안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커넥티비티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미래차 기술을 선도하는 ICT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