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감소의 원인을 알아보자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정윤주 교수

    입력 : 2018.04.25 16:15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정윤주 교수(가정의학과)

    요즘은 다이어트로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분을 더 자주 만나게 되지만, 간혹 식사를 잘해도 체중이 원하는 만큼 늘지 않거나, 의도하지 않게 체중이 줄어 걱정을 하시는 분도 종종 뵙게 됩니다.


    의도하지 않은 체중감소는 질병의 신호인 경우가 많고 질병의 독립적인 위험요인이므로, 체중감소를 주소로 병원에 오시는 경우 의사 입장에서는 긴장하고 원인을 열심히 찾아보게 됩니다.


    의학적으로 의미 있는 체중 감소는 6-12개월 동안 평상시 체중의 5% 이상 줄어든 경우를 말합니다. 평소 체중이 60kg 정도였으면 6-12개월간 의도하지 않게 3kg 이상 감소한 경우입니다.


    특히 체중 감소가 10%이상인 경우에는 단백질과 열량 부족으로 면역력이 감소해 감염에 걸리기 쉽고 근육이 소모되어 호흡기 질환에 취약해집니다. 또한 욕창과 같은 심한 상처가 더 많이 생기며 골절의 위험도 증가하게 됩니다. 15% 이상의 체중 감소는 사망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따라서 의미 있는 체중 감소는 무시하고 지나치면 안됩니다.


    체중 감소의 원인은 섭취한 에너지와 소비하는 에너지의 균형이 깨져서 발생합니다. 따라서 열량 섭취가 감소하거나 열량 소비가 과하게 늘어나는 경우, 소변이나 대변으로 열량 손실이 발생하면 체중은 감소할 수 있습니다. 체중 감소의 경우 아래 표와 같이 원인이 매우 다양합니다.



    물론 이중 악성 종양이 가장 많은 원인으로 알려져 있고 궤양 등의 비악성 소화기질환, 갑상선 기능항진증이나 당뇨병과 같은 내분비계 질환, 감염 염증성 질환도 흔한 원인입니다. 정신- 심리적 원인은 의외로 많아 9-24%까지 보도되고 있으므로 이 부분도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추적 관찰을 하더라도 원인을 못 찾는 경우가 있고 체중 감소 원인의 무려 1/4이나 된다고 합니다.


    특히 60세 이상의 연령층에서는 질병이 없어도 매년 평균 0.5% 의 체중이 감소하며 근육량이 줄고 지방이 증가합니다. 예를 들어 60kg의 성인의 경우 60세 이상부터 매년 0.3kg이 감소해 70세에는 57kg 정도의 체중이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평균적인 것일 뿐 운동과 식사량에 따라 모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고령에서 체중 감소의 원인으로 신체 질환뿐 아니라 치매, 우울, 약물 부작용, 치아 문제, 기능 저하 등의 요인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의미 있는 체중 감소라고 해서 무턱대고 많은 검사를 할 것은 아닙니다. 본인의 평소 체중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본인의 체중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며, 주변 지인의 얼굴 살 빠져 보인다는 말을 듣고 걱정하여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평소 체중을 잘 모르는 경우라면 입던 옷의 허리나 벨트가 헐렁해 졌는지 확인해 보고 가까운 가족이나 보호자의 의견을 듣는 것도 체중감소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문진이나 진찰을 통해 어느 정도의 검사를 할지 의사와 정해야 합니다.


    최근 장염으로 설사를 심하게 하였거나, 약물 복용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식욕부진이 있어 식사를 잘 못하였다면 그 원인을 먼저 치료해야 합니다. 문진이나 진찰에서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 또는 특정 질환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검사를 진행해야 합니다.


    체중 감소를 평가하기 위한 검사로는 빈혈 검사 포함한 일반 혈액 검사, 신장 및 간기능 검사, 혈당, 콜레스테롤, 전해질, 갑상선 호르몬 및 염증, 감염 혈액 검사, 소변 검사, 흉부촬영 등이며 암 선별 검사로는 위와 대장 내시경, 복부 초음파, 유방암 자궁암 검사, 전립선 특이항원 혈액 검사를 들 수 있습니다.


    이상의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없다면 지속적으로 검사를 시행하는 것보다 주의 깊게 관찰하며 담당의사와 3-6개월정도 살펴보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원인이 밝혀진 경우라면 질환에 따라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나 원인을 못 찾는 경우에는 약물, 알코올 섭취, 운동량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적절한 열량과 단백섭취에 부족함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질환에 따라 식욕촉진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체중이 회복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으실 것을 권유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