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 언제 어떻게 전달해야 할까?

  • 조선닷컴 뉴미디어경영센터

    입력 : 2018.04.24 14:23


    "평생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라는 사랑의 약속과 다짐에 대한 관심보다 청첩장을 건네준 사람과의 관계, 축의금, 시간과 장소 등에 더 많은 관심이 가는 것이 당연시 되어버린 어쩌면 너무도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우리는 결혼을 위해 3포세대, 아니 7포세대의 벽을 뛰어 넘어야 하는 지금, 힘겨운 결혼준비 외에 또 다른 '숙제'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청첩장을 언제, 얼마나,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청첩장을 전달하는 일은 금전적 또는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다른 결혼 준비와는 달리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일이라고 젊은이들은 말한다. 바로 사람에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렇고, 저렇게 생각하면 저런 게 인간관계라고 했던가. 그렇지 않아도 스마트폰 보급률 세계 1위의 문명국가에서 1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관계에 서툰' 젊은이들에게 청첩장 준비는 어쩌면 가장 큰 스트레스 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시대 속에 젊은이들은 언제 그리고 얼마나, 또 어떻게 청첩장을 준비하고, 전달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에 1970년 창립한, 국내 최대 카드회사 바른손카드 본사를 찾았다.


    회사 담당자는 "현재 파주출판단지에 위치한 본사를 필두로 국내는 물론 세계각국에 지사를 운영 중인 바른손카드는 페이퍼 레이저컷팅 부문 세계 최대 생산 시설과, 바른손카드를 비롯하여 비핸즈카드, 더카드, 프리미어페이퍼, 디얼디어 등 5개의 유명 청첩장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며 "연간 10만여건의 주문과 제작, 2017년 기준 국내 혼인 건 수 대비 점유율 50%, 회원 가입률 78%에 이른다"고 설명했다.(2017년 남.여 중 한 명 이상 초혼 건 수 232,830건, 통계청)


    *청첩장, 몇 장 주문할까?


    바른손카드의 데이터에 의하면 국내 청첩장 주문자 중 1인당 평균 청첩장 구매 매수는 371매, 평균 구매금액은 22만1천원 이였다. 약 70%가 100인이상 300인미만의 결혼식임을 감안했을 때, 생각보다 많은 수치였다.


    바른손카드 관계자는 "먼저, 청첩장을 받는 모든 이들이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또한, 청첩장이 부족하여 추가주문을 할 경우 매수에 따른 할인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넉넉하게 주문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작년 청첩장 구매자 중 12.9%가 추가주문을 통해 평균 123매를 더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첩장이 부족하여 추가주문을 했다고 밝힌 김흥식(34) 씨는 "예비신부와 함께 예상인원을 생각해서 매수를 결정했으나, 실제로는 양가 부모님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청첩장을 사용해 생각보다 많이 부족했고, 추가 주문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비용이 발생했다"며 "주변에 예상보다 넉넉하게 주문하여 비용을 절약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첩장, 언제부터 알아볼까?


    그렇다면, 청첩장은 보통 예식일 몇 일전에 알아볼까? 그 결과는 평균 98일전. 약 100일에 가까운 기간 동안 예신, 예랑들은 어떠한 절차를 거칠까? 우선 청첩장 샘플을 신청한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청첩장 사이트가 청첩장 샘플을 직접 받아보고 선택할 수 있는 체계로 되어있고, 실제 바른손카드의 청첩장 구매자 중 약 70%가 샘플을 먼저 받고 청첩장을 구매했다. 디자인을 고른 후에는 청첩장에 삽입 될 문구를 선택 또는 작성하고 예식정보와 부모님 성함을 포함한 모든 내용을 기입한다. 청첩장은 부모님의 지인 분들께도 전달되기 때문에 모든 과정에서 부모님과 상의를 거치고 작은 글귀에도 예를 다해 표현한다. 또한 그 이후에도 청첩장의 초안 수정을 포함하여 식권의 사용유무, 스티커, 봉투 등 많은 결정사항이 뒤따른다. 최종적으로 청첩장을 받고 모든 확인작업을 끝낸 뒤 봉투에 넣어서 수신인을 체크하여 우편발송 및 직접 전달하는 과정까지 보통 평균 예식 40~45일전에 끝낸다.


    보통 예식이 3월~5월, 9월~11월 같은 봄, 가을에 집중되어 있는 것에 반해, 청첩장의 최대 '성수기'는 1월~3월, 또는 7월~9월인 것도 이 때문이다.


    4월 말 동갑내기 친구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정지혜(33) 씨는 "한 명씩 또는, 여러 명씩 만나서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며 청첩장을 전달하고, 직장동료의 경우 한 분씩 찾아가서 직접 전달할 뿐 아니라 멀리 있는 경우 연락 후 우편과 함께 보낼 작은 쪽지나 카드까지 준비해야 하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예비신랑이 생각보다 청첩장 수량이 많이 필요하게 되면서 수량을 다시 배분하는 등 돌발상황에도 대비해야 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결혼식을 올린 주부 장부교(32) 씨는 "결혼준비로 정신이 없어 청첩장을 조금 늦게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제작하는데 오래 걸려 모임에서 청첩장 없이 구두로 날짜와 시간을 전달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펼쳐졌다"며 회상했다. 보통 청첩장을 받는 사람의 일정이나 예의를 고려하여 평균적으로 예식일 한달 전에는 전달해야 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시간배분' 또한 청첩장을 준비할 때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인 것이다.


    *모바일 청첩장,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2011년, 국내 스마트폰 보급율이 50%를 돌파하고, 모바일 청첩장이 첫 시도된 이후, 예비 신랑신부에게는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바로 '모바일 청첩장'의 활용이다.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바쁜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너무도 '매력적인' 장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사회적 통념' 에 어긋나지는 않는지가 아직까지 젊은 세대들의 고민인 것이다. 실제로 바른손카드의 최근 1년간 청첩장 구매자 중 모바일 청첩장을 제작한 구매자는 전체 70%에 이를 정도로 모바일 청첩장이 일상화 되었지만, 종이 청첩장 없이 모바일 청첩장만 주문하는 경우는 4%에 불과했다. 아직까지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종이 청첩장과 함께 '편리성' 제공 측면으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다.



    평소 지인들로부터 청첩장을 자주 받는다고 밝힌 직장인 강병일(35)씨는 "최근 급변하는 시대의 흐름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청첩장을 모바일로 받는 것에 대해 예전과 같은 거부감은 없지만 부득이한 상황에서 사전에 연락을 취한 후에 보내거나 또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상태를 제외하고는 모바일 청첩장만 보내는 경우에는 결혼식에 불참한 경우가 많다"라며 "이전세대들이 존재하는 한 아직까지는 종이 청첩장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예의" 라고 덧붙였다.


    또한 사회복지사로 근무중인 최아름(34) 씨도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모바일 청첩장만 보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지만, 모바일 청첩장을 종이 청첩장과 함께 받는 경우, 디데이 기능과 네비게이션 기능 등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스마트폰에서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는 등 편리하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청첩장은 신랑보다 신부(75.1%)가, 모바일 보다는 PC (59.9%)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꼼꼼함과 섬세함 그리고 감성 등 청첩장의 선택과 주문에 이르기까지 요구되는 사항들과 입력하는 사항들이 많고, 초안확인 등 중요한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신부가 PC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바른손카드 관계자는 조언했다.


    급변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청첩장 문화도 변화하고 있는 요즘, 청첩장 업계에서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바른손카드 마케팅그룹 김선길 기획총괄은 "최근 스마트폰 및 IT기술의 발전으로 모바일 청첩장 기능강화 및 인공지능(AI)을 접목시킨 청첩장의 개발 등 다양한 시도와 도전으로 혁신을 준비 중"이라면서도 "최근 결혼 수 감소로 인해 청첩장 주문이 미세하게 감소하였는데, 이는 젊은이들의 '힘든 일상'을 대변하는 현상으로 청첩장 업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