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40兆 오가는 간편결제, 오프라인 시장 넘본다

    입력 : 2018.04.03 09:06

    공인인증서 없이 앱 하나로 결제


    간편 결제 서비스가 온라인·모바일 시장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에서 격돌을 앞두고 있다. 간편 결제는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정보를 한 번 입력하면 공인인증서 인증 없이 스마트폰이나 앱(응용 프로그램)으로 결제하는 서비스다. 모바일 쇼핑, 디지털 음원, 콘텐츠 산업의 확산과 맞물려 작년 국내 간편 결제 서비스 거래액은 40조원에 달했다. 2016년(11조7810억원)보다 3배 이상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네이버·카카오·NHN엔터테인먼트 등 온라인 간편 결제 업체들은 기존 온라인 시장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는 해외시장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기존 카드 업체들로서도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사용자 2000만명, 월 거래액 1조원 돌파


    2일 카카오는 간편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의 지난달 거래액이 1조13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작년 4월 카카오가 카카오페이 사업을 자(子)회사로 분사시킨 이후 11개월 만에 월 거래액이 900%나 성장한 것이다. 여기에는 카카오페이를 이용한 소액 송금도 포함돼 있다. 카카오는 지난 1년 동안 온라인 가맹점 수를 2500여개에서 5배인 1만2600여개로 늘렸다. 사용자 수도 2100만명에 달한다.



    삼성전자도 이날 국내 삼성페이 사용자 수가 1000만명을 넘어섰고, 출시 이후 누적 거래액도 18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삼성페이는 최근 8개월 동안 월평균 결제액이 1조원에 달했다. 일반 신용카드를 삼성 스마트폰에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가 있는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서 쓸 수 있다. 여기에 작년부터 온라인·모바일 쇼핑몰에서도 삼성페이를 활용한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는 압도적인 사용자 수로 시장을 주도한다. 네이버페이 가입자 수는 한국 인구의 46%에 달하는 2400만명이다. 가맹점 수 역시 19만개에 달해 온라인 기준으로는 가장 많다. 네이버 쇼핑·웹툰·뮤직 등에서 간편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송금을 제외한 월 거래액이 약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NHN엔터테인먼트의 페이코는 온라인·모바일 게임 결제 기능을 추가하면서 월평균 4000억원대의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다. 한게임·네오위즈·엔씨소프트 등의 주요 온라인 게임에서 아이템을 살 때 페이코로 쓸 수 있다.


    ◇오프라인·해외로 확대하는 간편 결제 서비스


    올 들어 간편 결제 서비스 업체들은 나란히 오프라인과 해외시장을 공략하면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 달부터 QR코드와 바코드를 활용한 카카오페이 오프라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 텐센트의 위챗페이,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처럼 스마트폰 앱을 열고 QR코드만 보여주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다. 또 지난 1월에는 시중 은행들과 손잡고 카카오페이 전용 카드도 선보였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용 카드로 결제하면 카카오페이에서 결제 금액이 차감되는 방식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기존 결제 시장을 넘어 식권·쿠폰 같은 오프라인 서비스를 늘려나가고 있다. 다음 달부터 시작할 예정인 식권 서비스는 국내 대기업, IT(정보기술) 기업들과 제휴해 임직원들이 인근 식당에서 페이코 식권으로 식사할 수 있도록 해준다.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올해 중으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페이를 활용해 미래에셋대우의 펀드에 투자하거나 주식 거래를 하는 방안을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 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1월에 멕시코, 3월에는 이탈리아에서 삼성페이를 시작하면서 총 21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페이는 중국 양대 간편 결제 서비스 중 하나인 알리페이와 제휴해 해외 온라인 거래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한 간편 결제 업체 관계자는 "중국·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는 간편 결제 서비스가 현금과 신용카드를 대체할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모바일 결제는 빅데이터 마케팅의 핵심 기반이 되기 때문에 기업들의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