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드론·중계앱... 야구장은 '통신3사 전쟁터'

    입력 : 2018.03.28 09:19

    [통신업계 스포츠 마케팅 후끈]


    SKT, 5G 자율주행차 타고 인공지능 비서 안내로 시구
    KT, 경기장 미세먼지 심하면 드론으로 물뿌려 공기質 개선
    LG유플러스는 중계 앱 개편… 포지션별 선수·독점영상 서비스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함께 통신 업체들이 야구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모두 프로야구단을 보유한 데다 연간 관중 숫자가 800만명을 넘어서면서 프로야구가 대표적인 스포츠 마케팅 격전장이 됐다. 통신 3사는 5G(5세대 이동통신),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드론(무인기)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야구팬을 공략하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은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연중 내내 홍보하고 기업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무대"라고 말했다.


    ◇통신 3사 저마다 야구 관련 서비스


    SK텔레콤은 지난 24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 야구 개막 경기에서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시구를 선보였다. 시구자인 인천 동막초등학교 6학년 이정훈군이 대기실에서 AI 비서에게 행사 절차를 안내받고 자율주행차를 타고 경기장에 등장해 공을 던졌다. 이 장면은 SK텔레콤이 구장에 구축한 5G망을 통해 전광판으로 생중계됐다. SK텔레콤은 홈구장인 인천 문학구장에서 증강현실 기반 스마트폰 게임 '플레이 어드벤처'도 서비스하고 있다. 야구장을 찾은 고객이 게임 앱을 열고 스마트폰 카메라로 야구장을 비추면 SK와이번스 선수 캐릭터가 등장하는 야구 게임을 할 수 있다. 또 경기 도중 스마트폰 카메라로 타석이나 마운드에 선수들을 비추면 타율·상대 전적 등 선수 정보를 볼 수 있다.



    KT는 수원 KT위즈파크 홈구장에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미세 먼지 측정기를 8대 도입해 공기 질(質)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다. 미세 먼지가 심하면 경기 시작하기 3시간 전 드론이 경기장에 물을 뿌리고 실시간으로 경기장 공기조절기를 작동해 공기 질을 개선한다. KT는 또 30일부터 구단 공식 앱 위즈맵을 통해 팬들에게 미세 먼지 위험을 사전에 알리는 예보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는 프로야구 개막에 맞춰 자사 고객들을 위한 프로야구 중계 서비스인 '유플러스 프로야구 앱'을 개편하고 TV 중계에서 볼 수 없는 영상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화면으로 실시간 경기 중계를 보면서 홈, 1루, 3루, 외야 선수를 작은 화면에 띄워 볼 수 있고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도 경기 도중은 물론 경기가 끝나고 나서 즉시 돌려볼 수 있게 했다. LG유플러스는 30일부터 매주 금·토·일요일 잠실 종합야구장 매표소 인근에 유플러스 프로야구 앱과 이를 이용한 인터넷TV 중계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마케팅 격전지 된 야구장


    통신 업체들이 야구 마케팅을 선호하는 이유는 광범위한 야구팬 외에도 비용 대비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예컨대 야구팬에게 LG유플러스의 특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소개하면 손쉽게 충성 고객을 만들 수 있다. 27일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유플러스 프로야구 앱'은 개편된 지 이틀 만에 이용자 10만203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용 고객 수보다 두 배 증가했다. 스마트폰으로 야구 중계를 보기 위해선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써야 하기 때문에 고가 요금제 유치에도 유리하다. 야구 한 경기를 스마트폰으로 시청하는 데 평균 3.6GB(기가바이트) 데이터가 소모된다. 통신 업체 관계자는 "야구 중계가 시작하면 데이터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요금제 변경 문의도 많아진다"며 "고가 요금제로 충성 고객을 유인하는 데 야구 관련 서비스는 좋은 수단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