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로 미래 선점"... 통신업체들 MWC서 글로벌 전쟁

    입력 : 2018.02.27 09:48

    ["4차 산업혁명 핵심 인프라" 바르셀로나서 대대적 홍보전]


    평창서 드론쇼 펼친 인텔 "2년 뒤 도쿄서도 5G 올림픽"
    화웨이 "올해 하반기에 5G 칩셋 장착 스마트폰 출시"
    SKT·KT, 5G 기술 이용한 VR·AI 체험 서비스로 인기


    "우리는 이미 5G(5세대) 통신 시대에 들어섰다."


    26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8' 행사장은 거대한 5G 통신 경연장을 연상케 했다. 메인 전시관인 3번 홀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5G의 힘을 경험하라'(인텔), '5G 모바일 경험'(퀄컴), '완벽한 5G'(SK텔레콤), '5G가 여기 오다'(NTT도코모)처럼 5G를 핵심 주제로 꾸며진 기업들의 홍보관이었다. 여기서는 5G 통신 기술을 이용한 VR·AR(가상·증강현실)과 드론, 자율 주행차 시연이 이뤄지면서 마치 미래 도시와 같은 모습이 펼쳐졌다. 도심 호텔 곳곳에서는 자사의 5G 기술을 소개하고 신제품을 공개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행사가 이어졌다. 공항에서 MWC 행사장으로 오는 양쪽 도로는 'ZTE, 5G 혁신을 주도하다'라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의 광고로 도배됐다.


    중국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의 리처드 유 CEO(최고경영자)가 25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5G(5세대) 통신 전용 칩셋 '발롱5G01'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국내 한 통신 업체 관계자는 "이번 MWC는 오는 6월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의 제1차 5G 국제 표준 선정을 앞두고 열린 대형 IT 전시회"라며 "행사 성과에 따라 어느 기업이 미래 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지 향방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앞다퉈 5G 기술 공개


    화웨이·인텔·퀄컴·삼성전자 등 글로벌 IT(정보통신) 업체들은 앞다퉈 상용화 수준의 5G 제품을 공개하며 "우리가 5G의 선두 주자"라고 선언했다. 중국 1위 통신 장비 업체 화웨이는 25일 바르셀로나 국제컨벤션센터(CCIB)에서 5G 스마트폰용 전용 칩셋 '발롱5G01'을 공개했다. 리처드 유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무대에 올라 "올해 하반기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이미 5G 인프라 상용화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미국 퀄컴은 이번 행사에서 5G 통신 모뎀인 '스냅드래곤 X50'을 선보였다. 퀄컴은 "이미 글로벌 통신사 18곳이 자국 내 5G 시범 서비스 개발을 위해 퀄컴의 모뎀을 채택하기로 계약한 상태"라고 밝혔다.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은 바르셀로나에서 드론쇼 등 평창 동계올림픽 성과를 소개하는 행사를 열었다. 인텔 측은 "2년 뒤 도쿄 하계올림픽 때는 일본 통신 업체 NTT도코모와 함께 다시 한번 5G 올림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5G 통신 장비와 네트워크 기술을 공개하고 5G가 만들어낼 스마트시티와 자율 주행차, 수만명의 관중이 운집한 경기장에서의 초고속 통신 등 미래상을 전시했다.


    26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모델들이 SK텔레콤의 5G(5세대) 무선 전송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 밖에 미국 AT&T·버라이즌과 프랑스 오렌지 등 글로벌 통신 업체들도 각각 대규모 부스를 설치하고 자사의 5G 서비스 계획을 선보였다.


    ◇5G 입은 VR·AR·드론·자율 주행차


    SK텔레콤과 KT는 5G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 서비스로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SK텔레콤 부스에는 5G 기반 홀로그램 인공지능(AI)인 '홀로박스'를 체험해보려는 관람객들이 줄 서 있었다. "웬디, 오늘 날씨가 어때?"라고 외국인 관람객이 홀로박스에다 물어보자 걸그룹 레드벨벳의 웬디를 3차원 영상으로 만든 홀로그램이 "오늘은 구름이 많이 끼었네요. 우산을 꼭 챙기세요"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가상공간에서 친구들과 만날 수 있는 '옥수수 소셜 VR'도 공개했다. VR 기기를 쓴 사용자가 다른 지역에 있는 친구를 초대하면 사용자와 친구의 아바타가 가상공간에서 동영상 서비스를 함께 관람할 수 있게 해준다.


    KT는 공동 전시관에 5G 존을 마련했다. 특히 KT는 국내 게임사인 드래곤플라이와 함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온라인 1인칭 총쏘기 게임 '스페셜포스'를 VR로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KT는 이와 함께 여러 대의 드론에 달린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합성해 송출하는 5G 방송 중계도 시연했다. NTT도코모는 사람의 동작을 따라 하는 5G 기반 로봇을 선보였다. 진행자가 허공에 글씨 쓰는 동작을 하자, 손에 붓이 있던 로봇은 이를 앞에 있는 한지에 그대로 따라 적었다. 한자로 5G를 가리키는 숫자 5(五)였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는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음성 인식 기반 지능형 서비스를 공개했다. 탑승자가 "헤이, 메르세데스"라고 AI 운전사를 부르면 좌석과 조명 설정 등을 제어할 수 있는 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