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로 외국어 비추자... 갤럭시S9에 한글이 떴다

    입력 : 2018.02.26 09:10

    APERITIVO: Salmon ahumado con queso crema → 전채: 크림치즈와 훈제연어
    '인공지능 눈' 장착한 삼성 갤S9, 바르셀로나 MWC서 써보니


    - 104개 언어를 카메라로 구분
    간단한 문장·안내판 즉시 번역, 건물 비추면 주변 맛집 알려줘


    - 그림 문자 'AR 이모지' 눈길
    사용자 얼굴 표정·동작 추적… 3D 캐릭터로 만들어 카톡 전송


    - 물풍선 초고속 촬영해보니
    물방울 흩어지는 장면까지 선명… 새로운 혁신 기능은 없어 아쉬워


    전세계 2300개 기업 참가… LG, AI 대폭 강화한 'V30S 씽큐' 공개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둔 25일(현지 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바르셀로나 몬주익(Fira Barcelona Montjuic) 전시장에서 차기 프리미엄폰 갤럭시S9과 S9플러스를 전격 공개했다. 현장에선 "삼성전자가 올해 주요 글로벌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프리미엄폰을 내놓으면서 '2018년 스마트폰 대전(大戰)'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갤럭시S9은 스마트폰의 눈에 해당하는 카메라에 인공지능(AI) 빅스비를 적용했다. 이에 외국어로 된 문장을 카메라에 비추면 빅스비가 글자를 인식한 뒤 이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실시간 번역해준다. 특히 모든 순간을 영상으로 남기고 싶어 하는 젊은 층을 겨냥, 초당 960프레임(장)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수퍼 슬로 모션)와 직접 촬영한 본인의 얼굴 모습을 3차원(3D) 캐릭터 이미지로 전환해주는 증강현실(AR) 이모지(emoji·그림문자) 기능도 탑재했다. 삼성전자 고동진 사장은 "사진과 동영상 같은 비주얼 콘텐츠가 중요한 소통 수단이 된 상황에서 갤럭시S9은 사용자들에게 최적의 환경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메라 활용한 AI 기능 한층 강화


    체험관에서 갤럭시S9을 처음 쥐자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로 그립감이 좋았다. 갤럭시S9의 신기능인 실시간 번역을 직접 시도해봤다. 'APERITIVO: Salmon ahumado con queso crema'라고 적힌 스페인 식당 메뉴를 후면 카메라로 비추면서 화면 왼쪽 하단의 빅스비 비전을 터치했다. 3~5초 뒤 화면에 '전채: 크림치즈와 훈제연어'라는 한글이 나타났다. 빅스비가 카메라 영상 속의 글자를 인식한 뒤 구글 번역기에 돌려 해석하고 그 결과를 화면에 띄운 것이다.



    화면 상단에 표시된 설정을 영어로 변경하자, 잠시 뒤 화면의 한글이 'Appetizer: Smoked salmon with cream cheese'라는 영어로 다시 바뀌었다. 이런 식으로 최대 104개 언어를 식별하기 때문에 해외여행 도중 알 수 없는 식당 메뉴판이나 표지판을 봤을 때 유용할 것 같았다.


    갤럭시S9은 도심 속 건물을 카메라로 비추면 주변 주요 식당이나 명소 등이 어느 방향에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증강현실 안내판을 화면에 띄워준다. 또 도넛 같은 음식을 카메라로 비추면 밀가루·설탕 등 ㅡ주요 재료와 열량(칼로리) 정보도 알려준다는 것이 삼성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날 갤럭시S9을 체험관 밖으로 가져나갈 수 없어 이 기능을 직접 기자가 시도해볼 순 없었다.


    ◇초당 960프레임 찍는 초고속 카메라


    새로 탑재된 AR 이모지 기능은 사용하기 간편했다. 카메라 모드에서 'AR 이모지'를 터치한 뒤 셀카를 찍고 성별만 입력하면 자신의 얼굴을 닮은 3D 캐릭터 이미지가 바로 생성됐다.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이따 술 한잔하자'라고 말하자 화면 속 3D 캐릭터가 기자의 얼굴 표정과 동작을 그대로 따라 하는 모습이 저장됐다. 친구에게 전송할 그림문자가 만들어진 것이다. 3D 캐릭터는 기쁨·슬픔·분노 등 18개 얼굴 표정을 가졌다. 이를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에도 사용할 수 있다.


    빛이 거의 없는 어두운 곳에서 밝고 선명한 사진을 찍는 저조도(低照度) 촬영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체험관 내 암실의 밝기를 촛불 1개만 켜놓은 정도(1lux)로 설정한 뒤 찍어도 암실 안에 있던 책상이나 의자 색깔이 촬영된 화면에 그대로 나왔다. 육안으로는 색깔 구분이 제대로 안 됐는데 사진은 조명을 비춘 것처럼 선명했다. 또 물풍선을 떨어뜨리는 장면을 초고속 카메라로 촬영해봤더니 풍선이 터져 물방울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순간이 다 영상 속에 담겼다. 0.2초 정도의 미세한 움직임을 6초에 걸쳐 느린 장면으로 보여줬다.


    갤럭시S9은 하드웨어 사양과 편의 기능 모두 지금까지 출시된 스마트폰을 압도했다. 다만 전작이나 경쟁사 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기능이 탑재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웠다. 삼성전자는 이달 28일부터 갤럭시S9 예약 판매를 진행한 뒤 다음 달 9일부터 예약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개통할 계획이다. 공식 출시일은 다음 달 16일이다.


    ◇전 세계 2300개 기업 참가, 5G 경쟁 본격화


    올해 MWC 행사는 전 세계 2300여 개 기업이 참가한 가운데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다(Creating a Better Future)’라는 주제로 26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208개국 11만명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을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V30의 AI 기능을 대폭 강화한 ‘V30S 씽큐’를 공개한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인 중국 화웨이는 신형 태블릿PC를 공개할 예정이다. 독일 BMW, 중국 바이튼 등 자동차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과 새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


    5세대(5G) 통신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전시장에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가상현실(VR)과 3차원 영상통화를 시연하고, KT는 여러 대의 드론(무인기) 촬영 영상을 실시간으로 합성해 송출하는 5G 방송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