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비전있는 진로' 제시하는 방법

  • 김철영 세한아카데미&세한와이즈컨설팅 대표

    입력 : 2018.02.19 18:01

    김철영 세한아카데미&세한와이즈컨설팅 대표

    Tala라는 회사의 CEO인 시바니 시로야(shivani Siroya)는 국제관계학 및 보건 경제학을 공부한 32세의 인문학 전공자다. 개발도상국가의 구제기금 및 개인 소액 금융 관련한 은행의 회사원으로 출발했다. 그의 일은 개발도상국의 빈곤한 자영업자들에게 소액 대출을 진행해주는 일이었는데, 그들에게 있어서 담보될 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아 이자율이 25%까지 높아졌고 대출 프로그램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때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개발도상국가의 빈곤한 사람들 일지라도 반드시 핸드폰은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물질적인 담보 대신, 그들에게 동의를 얻어 핸드폰에 저장되는 막대한 정보(연락처, 문자메시지, 사진, 위치정보)를 판단하여 위험성을 크게 낮춘 후 대출을 실시한 것이다.


    이후 Tala를 설립해 대출자들의 데이터들을 분석하고, 성실하게 대출 납부를 할 사람들에 대한 알고리즘을 구축했다. 이후 케냐에서만 12만명의 소액 대출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였고 연체율은 5% 내외, 4/3의 인원이 다시 이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인간이 데이터를 이해하는 능력, 즉 문해력의 중요성 및 알고리즘의 융합이 어떠한 시너지를 내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이공계열 진학 열풍에 인문학의 반격이 시작되다


    초등학교, 아니 그 이전부터 수학과 코딩을 잡기 위해 선행 학습과 코딩학원이 난무하고 있다. 하지만 STEM교육의 본질을 이렇게 왜곡하면 곤란하다. 코딩은 결국 AI가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으며 끊임없이 풀어내는 수학 문제의 홍수 역시 AI를 통해 순식간에 할 수 있다. 2-3년 전 최첨단 기술이 현재는 바로 내 손의 핸드폰에 들어와 있으며, 5년 후의 기술 발전을 예측할 수 없는 시대에서 인간의 수학/공학 습득 수준으로는 한계가 있다.


    앞선 CEO의 사례에서 보듯, 현재 세상을 리딩하고 있는 첨단 산업 기업의 CEO들은 자신만의 분야에 대한 능력만이 아닌 인문학적인 능력, 즉 문학, 예술, 역사, 경영마인드, 다양한 경험들이 자신의 기술분야와 접목하여 큰 성공을 거둔 경우가 많다. 인문학 신봉자인 스티브잡스에서부터 아마존의 CEO인 제프 베조스, 알리바바의 마윈 등 첨단 산업, 그리고 획기적인 아이디어 및 소프트웨어 스킬을 중시하는 기업일수록 CEO의 인문학 사랑은 깊다.


    실제로도 애플이나 구글 등의 첨단 기술 중심의 회사들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운영체제 및 알고리즘에 천문학적인 인재와 자본을 투입하는 것이 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 혁명을 이끌어갈 인재의 진학&진로설계


    결국 미래 인재로서의 진학&진로 설계는 3가지의 주요 발전 사항으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기존 전공과 새로운 분야 및 전공을 연계하여 새로운 진로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첨단 데이터 공학 및 운용', '천연자원 공학 및 경영'. '첨단자동차공학', '환경학과 행정'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전공의 이해와 더불어 산업 및 다문화의 이해, 그리고 슈퍼 네트워크를 어떻게 가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새로이 각광을 받을 수 있는 학과군 및 직업 군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다. 미래 비전을 가지고 있는 학과는 대부분 융합형, 혹은 밸런스형 학과들이다. 수학 및 과학의 능력과 더불어 인문학에 대한 관심, 간단한 수준의 디자인, 예술의 이해 능력을 겸비한 상태라면 미래 산업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글로벌 융합 인재로서 비전과 목표점을 정확하게 안내해야


    글로벌 융합전공, 그리고 4차 산업 혁명, AI혁명 등은 현실적인 조언과 컨설팅이 없이는 뜬구름 잡는 소리에 그칠 확률이 높다. '왜 이러한 전공에 도전해야 하는지?'라는 커다란 물음에서부터 한 단계씩 내려와,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원하는 학과 및 학부에 들어갈 수 있는지?'라는 대답에 먼저 답할 수 있는 학생이 되어야 한다.


    또한 앞에 언급한 4C능력, 즉 창의성과 협동 능력의 경우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동아리(Club Activity)를 통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며, 의사 소통 및 비판적 사고의 경우 역시 학교/학급 임원(student council 등)의 활동을 통하여 단체의 의견을 조율하고 다양한 의견에 대한 가치 판단 등을 통한 활동을 통해 대학에 어필할 수 있다.


    학생의 적성과 미래 산업의 접점을 찾고, 해당 학과들이 어떠한 것을 공부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지원 희망 학과 및 대학을 위한 이정표를 세워 GPA, 시험점수, 활동, 자소서, 추천서, 인터뷰 준비 등등을 철저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로 미래 인재를 만드는 첫 걸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