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교육, 정책의 3박자가 일본의 대학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 김철영 세한아카데미&세한와이즈컨설팅 대표

    입력 : 2018.02.13 14:54

    김철영 세한아카데미&세한와이즈컨설팅 대표

    일본의 고등학교, 대학교 교육의 개혁


    2000년대 중반부터 일본의 교육부에 해당하는 문부과학성(MEXT)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G30 Project가 2014년에 그 이름을 Global Top University Project로 바꾸면서 대학 교육의 글로벌화를 더욱 앞당기고 있다. 우수한 해외 유학생의 유치, 해외 명문대와의 연계 강화, 적극적인 장학금 정책, 우수한 연구/교수진을 통한 대학의 역량을 극대화 시키는 모양새다. 더욱이 2023년 까지 37여개에 이르는 대학에 글로벌화 및 대학 자율에 따른 경쟁력 강화를 주도하고 있으니 예전의 일본 교육 정책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교육 개혁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소프트뱅크의 손 마사요시 사장은 이후 30년은 AI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대가 올 것이라 이야기하면서 AI, 로봇, 자동차, 공학 등 수많은 분야를 정의하는 단어가 재정의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현재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성과를 거듭해 온 일본의 대학들이 글로벌 대학으로서 또 한 번 발돋움하기 위해 영어수업 100% 제공은 물론 AI분야를 포함한 4차 산업에 대비하는 커리큘럼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학 뿐 아니라 일본 내 고등학교 중 300여개의 우수 고등학교를 선발하여 슈퍼 글로벌 하이스쿨(SGH)이라고 명명하고 전 세계에서 최고의 교육과정 이라고 평가되는 IB(International Baccalroreate)를 도입한다. 암기 및 주입식 교육이 아닌 IB 교육과정이 주도하고 있는 토론과 발표를 통한 PBL(Project Based Learning)수업을 적용하여 차후 전 고교 과정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이러한 교육개혁은 일본의 현재 사회구조에서 들어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일환일 것이다. 현재 일본은 20~30대의 생산인구 감소, 실업률 최저, 아르바이트 임금만으로도 생활이 가능한 사회, 결혼하지 않는 사회, 젊은이들의 도전의식이 없는 사회로 전환되면서 기업들이 열정과 능력이 있는 인재를 찾기 힘들 뿐더러 붙잡고 있기도 힘든 세상으로 변했다. 내수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든 반면 인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살펴봤을 때 日정부의 교육시스템 개혁은 아주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명문대 글로벌학부와 각광받는 한국인 졸업자


    현재 일본의 고용 시장에서 열정 있는 한국 인재들이 각광받고 있다. 취직의 의지가 강하고, 한국어, 영어, 일본어(대학교 과정에서 습득)을 구사하며 열정적으로 일하고자 하는 한국 인재들을 선발하고자 하는 의지들이 강한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많은 일본의 다국적 기업들이 한국 및 중국의 인재들을 양성하여 해외 지사 및 다양한 업무를 맡기는 것도 바로 그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본의 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일본 글로벌 학부 졸업생의 니즈가 딱 맞아떨어지는 현 시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글로벌 학부의 관심과 탐구가 필요한 때이다.


    현재 일본 명문대에 설치되어 있는 글로벌학부들은 문/이/융합 학부들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20여개 이상의 대학에서 40여개 이상의 학부 전공과정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의 특성 및 도전정신에 부합하는 학과들을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그중 사립대학의 최고봉인 게이오 대학의 환경정보/정책학부(GIGA)에서 사이언스, 테크놀로지 그리고 디자인을 서로 접목시켜 IT, 기술디자인, 응용생명과학, 환경 과학 등 실제 사회에서 필요한 학문을 제공한다. 또한 수업 외에도 프로젝트 중심의 연구회(Kenkyukai), 졸업 프로젝트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교토 지방의 대표적인 사립대학인 리츠메이칸 대학에서는 정보시스템공학부(ISSE)를 만들어 과제해결형 수업 및 다양한 인턴십 등을 제공한다.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 하드웨어 구조, 프로그래밍, 네트워크 시스템 이해, AI logic 디자인 등 첨단 산업에 가장 필요한 학문을 제공하는 것이 장점이다. 일본 남부의 대표적인 국공립 대학인 큐슈대학교는 생물자원환경과학부(Bioresource and Bioenvironment)에서 Bio, Chemistry,  Physics 공부와 함께 천연자원의 구조와 관련 Economics까지 공부할 수 있는 학과를 모집한다. 농경자원공학 및 경제학, 삼림자원 및 경제학, 농식물분자생물학 및 식품공학, 어류 및 축산 과학까지 한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를 만드는 학문이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이공계 강세 국공립대인 나고야 대학은 자동차공학부에서 도요타 자동차의 본산지에 걸맞는 자동차와 관련된 기계공학 및 전자전기공학을 제공한다. 최첨단 산업의 집약체인 자동차를 이해하고 그에 필요한 첨단 산업 및 리서치를 같이 병행하는 선도적인 첨단 학부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일본 대학들은 9월 입학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으나 와세다, 소피아 등의 대학에서는 4월 입학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기도 하니 자신의 고등학교 학제와 비교하여 언제, 어느 학교 및 학부를 지원하는지에 대한 지원 전략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 또한 일본의 글로벌 학부들은 대부분 학생이 공부한 고등학교의 학제를 대부분 지원한다. 한국 학제라면 한국고등학교, 혹은 이에 준하는 검정고시 성적과 수능 성적을 가지고 지원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학교들, 특히 게이오 대학 Pearl Program, 소피아 대학, 메이지 대학 등은 반드시 ACT, SAT, IB 중 하나의 성적을 가지고 있어야 지원이 가능하니 반드시 모집 요강을 확인하여 지원 요건을 충족한 상태에서 지원해야 한다.


    4차 산업과 교육


    4차 산업의 끝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렵다. 그만큼 기존의 산업, 사회, 국가, 개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AI가 가지는 파급력은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제조업 및 숙련도가 낮은 산업은 전부 AI산업의 서브 카테고리에 속할 것이다. 앞으로의 시대를 사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산업, 융합산업의 미래를 끊임없이 고민케 하고 해당 학문을 가르침과 동시에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문제를 만들며, 다른 사람과 토의하고 발표하여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다가올 새로운 산업 혁명을 맞이하는 길이다. 지금 현재의 일본 교육이 그 선두에 나서려고 하고 있다. 다양한 융복합 학부 개설, 정부 주도 하에  대학의 자율 개혁 바람, 고등학교의 PBL교육 및 전 고교 도입 준비 등 이른바 신 메이지 유신을 준비하는데 거침이 없다. 요컨대,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현명하게 올라타서 AI산업을 뛰어넘는 High Skilled Job을 도전하는 길이 미래를 대처하는 현명한 학생의 자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