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사수한 경남·제주 케이블TV... 비결은 '신토불이 방송'

    입력 : 2018.02.13 09:37

    동창회·결혼식 자막으로 알리고 시트콤에 마을 이장·주민 등장
    지역 스포츠팀 편파 응원도 인기
    인터넷TV 공세에도 차별화 성공


    유료방송 시장에서 케이블TV의 시장점유율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서도 경남 지역 케이블TV인 서경방송과 제주도 지역 KCTV는 지역 밀착형 서비스를 통해 60%대의 높은 지역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케이블 TV 업계에 화제가 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케이블TV의 전국 점유율이 45%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서경방송과 KCTV는 전국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점유율이 높은 셈이다.


    진주시·사천시 등 경남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경방송은 25만가구를 가입자로 유치하며 유료방송시장 65%를 점유하고 있다. 서경방송은 1997년 개국 이후 '지역밀착·고객밀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다양한 지역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매년 삼일절에 서경방송 건강달리기대회를 개최하고, 지역 현안에 관한 토론회와 각종 행사를 2~3일에 한 번꼴로 생중계한다. 그뿐만 아니라 동창회·결혼식 같은 행사도 자막으로 알려주고, 시·군·구 단위의 작은 뉴스도 제공한다. 자사의 8번 채널로 나가는 콘텐츠 중 80%가 이렇게 만든 자체 제작 콘텐츠다.


    이주민을 위한 제줏말 강좌 제주도 지역 케이블TV 업체 KCTV가 방영하는 제주어 강좌 프로그램 '들엄시민 골암시민(듣다 보면 말하다 보면)'. KCTV는 다양한 지역 특화 콘텐츠로 지역 유료 방송 시장에서 점유율 63%를 차지하고있다. /KCTV


    서경방송 곽재균 국장은 "지역 시청자용 프로그램이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며 "식당·사우나 등 지역 소상공인이 광고를 내고 지역민도 지역 소식을 보기 위해 방송에 가입하는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KCTV 역시 제주 밀착형 콘텐츠와 마케팅으로 점유율 63%(19만 가입자)를 기록하고 있다. KCTV가 자체 제작한 농촌 시트콤 '웃당보민'은 제주 지역 방송사가 처음으로 만든 농촌 시트콤으로, 전문배우뿐 아니라 실제 제주도 마을 이장과 주민들이 출연하면서 2016년 케이블 협회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제주도 이주민·관광객을 위한 제주어 강좌 프로그램도 편성했다.


    이형대 KCTV 이사는 "인터넷TV와 차별화를 하기 위해 지역채널 7번에서 한 주당 20여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면서 "프로축구나 전국체전 같은 스포츠 경기에서 지역 연고팀을 편파적으로 응원하는 지역 방송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