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도 결국 '사람' 이다

  • 유승용 리더피아 대표이사 발행인

    입력 : 2018.02.02 13:12

    차이나 리더십 투어(China Leadership Tour)를 다녀왔다. '동양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중국 '선전' 지역의 글로벌 기업인 '화웨이' 'BYD' '텐센트' 등을 방문하고, 중국 기업가 특강을 듣는 CEO 대상 교육 프로그램이었다. <리더피아>와 중국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과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다. 무엇보다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직접 방문하고, 고위 경영진을 만나 그들의 경영 특강을 듣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었다. 함께 한 20명의 다양한 산업 비즈니스 리더들은 중국 기업과 기업인들로부터 많은 영감과 지혜를 얻을 수 있었던 뜻깊은 기회였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번에 방문한 도시, 선전은 중국 4대 1선도시 중 하나로 개혁개방의 최일선에 있었으며, 중국판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도시 경쟁력 1위, 세계 3위 항만도시, R&D 투자 중국 1위, 특허량 세계 1위, 높은 교육열에 평균 연령 33세의 젊은 도시이다. 말대로 상업도시로서 고층빌딩이 즐비했고, 거리엔 젊은이들이 많았으며, 깨끗하고 역동적인 도시였다.


    차이나 리더십 투어에서 방문한 기업들은 설립한 지 20~30년 정도 밖에 안된, 사람으로 치면 아직 청년의 나이다. 화웨이가 31년, BYD 23년, 텐센트가 20년의 히스토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들 기업은 직원수가 18만명이 넘는(텐센트는 3만명) 공룡기업이자 다국적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매출액도 수십조 원이 넘는다. 물론 그들보다 역사가 3배 정도 긴 삼성, LG가 몇십 년 전부터 추구했던 전략이나 기업문화를 이제서야 실행하는 면도 있다. 우리가 중국 기업을 두고 '우리보다 10년, 20년은 뒤져 있다'고 하지만, 지금의 중국 글로벌 기업들은 우리 기업 못지않게, 아니 우리 보다 앞서 글로벌 시장에서 '넘버원'이 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을 앞세운 미래형 비즈니스 모델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그 비결이 무엇일까?


    14억 인구의 거대 시장? 중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창업자의 혁신 역량과 리더십?


    이 모두가 비결 중 하나이긴 하다. 하지만 이번에 방문한 중국 기업들을 보면서 가장 큰 비결은 바로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화웨이 창업자인 런정페이(Ren Zhengfei) 회장의 열정적이고 '용감한 리더십'이 직원들을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인재로 변화시키고 생동감 넘치는 조직문화를 만들었다. 18만7천명의 직원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약 43%인 8만명이나 된다. 매년 전세계 일류대학에서 8천~1만명의 젊은 인재들을 연구원으로 선발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기반 사업 때문이라 하지만 화웨이가 얼마나 젊은 인재, 즉 '사람'에 투자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 테슬라와 양대산맥을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기차 회사 'BYD' 공장을 방문했을 때는, 공장 근로자들이 하나같이 20~30대로 보이는 젊은 청년들이었다. 저마다 작업복 차림에 자동차 조립 공정에서 반복적인 노동의 고단함도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하나같이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들의 모습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즐기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전세계 사용자 수가 약 9억8천명이나 되는, 중국판 카카오 '위챗(WeChat)' 서비스를 하고 있는 텐센트 직원 수는 3만명, 이들의 평균 연령은 31살이라고 한다.  젊은 청년들이 생동감 넘치는 조직문화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쇼룸에서 회사소개를 해주는 젊은 직원들은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일행을 안내했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기업 직원들을 보면 국가 체제와 이념 때문인지 다소 경직되어 있고 유연성이 없어 보였는데, 이번에 만난 중국 직원들은 매우 자유롭고 활동적이며, 창의적으로 보였다. 고위 경영진의 특강에서도 '좋은 인재의 확보와 유지' 는 기술과 전략 못지 않게 매우 중요한 경영 요소라고 강조했다.



    새삼 이제 와서 기업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그리 새로운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기업들과 경영자들은 이미 20~30년 전부터 강조해 왔던 사항이다. 하지만 기업경영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을 중요시 여기는 행동이다. 짧은 기간 동안 중국 글로벌 기업들을 보면서, 우리가 진정 무서워해야 할 것은, 수십만 직원과 고층 빌딩 사옥을 거느린 중국 기업의 거대함 보다 '사람'을 중요시 여기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