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 꾸준히 한 길 걸으며 더 빛났다

    입력 : 2018.01.18 03:03

    [2018 소비자가 뽑은 신뢰 브랜드 대상]

    [2018 소비자가 뽑은 신뢰 브랜드 대상]

    지난해 말, MBC 〈무한도전〉에서 '2017년을 빛낸 인물'을 자체적으로 선정했다. 프로그램의 '아주 사적인 어워즈'이지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한도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은 유시민, 송은이, 김생민, 윤종신, 진선규였다.

    발 딛고 서 있는 자리가 모두 다른 사람들이지만,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그들의 공통점을 찾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꾸준히 자신만의 길을 걷는 것', '잘하는 일을 하되, 그 안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창조해내는 것',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그 말을 한 단어로 축약해보자면, '믿음직함(신뢰성)', '창의성' 그리고 '유연성'이 될 것이다. 유시민의 삶을 봐온 사람들은 정치가에서 작가로 전업한 그에게도 열렬한 환영을 해주었다.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진선규도, '그레잇'으로 인기가 급부상한 김생민도, 올곧게 자신의 길을 걸어오며 신뢰를 두텁게 쌓았다. 데뷔 20년을 넘긴 베테랑 송은이와 윤종신은 '현직'을 벗어나, 기획하는 일과 후배를 양성하는 일에도 뛰어들었다. 잘하는 일 속에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창출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몰슨'의 창의성 : 와인에 길들여진 캐나다인을 맥주의 세계로 불러들이다

    Getty Images Bank

    몰슨은 1786년에 설립된 회사로, 230년 역사를 지닌 맥주회사이자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기업이다. 당시 와인을 주로 마시던 프랑스계 캐나다인에게 맥주의 청량감을 맛보여주면서 크게 성장했다. 이미 확고하게 즐기는 술이 있는 소비층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몰슨의 가장 창의적인 아이디어였다.

    이후 몰슨은 캐나다에서 43% 점유율을 자랑하는 맥주로 급부상했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 공식 맥주로 지정될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은 이 기업은 230년 동안 올곧은 길을 걸어온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게다가 몰슨 맥주의 캐치프레이즈는 "I'm Canadian." 민족적 자긍심이 남다른 캐나다인들 머릿속에 가장 강렬하게 남는 메시지였다. 오랜 역사를 지닌 회사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에 충분했다.

    '카처'의 믿음직한 행보 : 베이비페어에 참가한 산업용 청소기 회사

    카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업용 청소기 생산업체다. 82년 역사를 자랑하는 독일 기업으로 청소차, 카펫청소기 등 산업용 청소기로 사업을 시작했다.

    이 기업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A/S 센터가 전 세계 5만여 개로 대리점보다 더 많이 분포되어 있어, 소비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카처의 구매량이 낮은 우리나라에서도 서비스센터는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카처는 청소기뿐만 아니라 청소 그 자체로도 유명한데, 카처 직원들은 1980년부터 사회공헌 차원에서 전 세계 80여 곳의 문화유산을 청소하고 있다. 브라질의 예수상, 로마의 성 베드로 광장, 이집트 고대유적인 룩소르 신전, 뉴욕의 자유여신상,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등 수많은 문화유산을 청소했다. 2011년에는 우리나라를 찾아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 일대를 세척했다. 카처의 이런 활동은 소비자들에게 '깨끗하고 든든한'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강력한 세척력을 자랑하는 카처는 최근 가정용 스팀 청소기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별도의 화학약품 없이 제품에서 분출되는 고온스팀만으로 집 먼지, 진드기, 곰팡이를 99.99% 살균 청소한다. 산업용 청소기 회사라는 범주를 넘어 유연성을 발휘했더니, 베이비페어에도 참여하는 기업으로 확장되었다.

    '픽사'의 유연성 :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기까지 20년

    스티브 잡스 삶에 '터닝 포인트'가 된 기업이자,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애니메이션 기업인 픽사는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회사는 아니다. 첫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현재 픽사를 존재하게 만든 〈토이스토리〉가 나오기까지는 2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오랜 시간 동안 거듭된 시행착오와 실패에도 쉽게 굴하지 않은 이유는, 구성원들의 유연한 사고 덕분이었다. 컴퓨터로 영상을 만드는 '기술자'이기보다 스토리를 구상하고 컴퓨터로 표현하는 '예술가'로 자신을 표현했던 픽사의 구성원들은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생각을 지녔다.

    덕분에 픽사의 직원들은 누구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시하고 피드백을 받았다. 좋은 아이디어는 금세 추진되고 또 보완되었다. 좋은 성과를 오랫동안 내지 못하고, 대표가 바뀌고, 회사가 인수되는 과정에서도 픽사 구성원들의 유연성은 변함없었고, 그것을 믿어준 회사 덕분에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을 매해 한편씩 내고 있다.

    창의성, 유연성, 신뢰는 독립된 특징이 아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만났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더 나은 조화를 이루며, '브랜드'의 가치를 키우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 유연한 기업문화 속에서 발산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구성원이 자유롭게 서로의 아이디어를 보완하고 추진하는 곳, 그런 곳에서 만든 브랜드라면 소비자의 신뢰는 무한대로 쌓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