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미래 먹거리·사회적 책임으로 위기 넘자"

    입력 : 2018.01.03 15:02

    [주요 대기업 총수·CEO 신년사]


    정몽구 현대차 회장 "자동차산업 혁신 주도할 것"
    최태원 SK 회장 "껍데기 깨는 파격적 혁신 필요"
    구본준 LG 부회장 "사업 방식 근본적으로 바꿔야"
    신동빈 롯데 회장 "함께 성장, 존경받는 기업되자"
    김승연 한화 회장 "물 끓게 하는 것은 1도의 차이"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도전"


    '변화와 혁신', '미래 먹거리', '사회적 책임'.


    주요 대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들이 2일 신년사를 통해 밝힌 올해 경영 화두(話頭)는 이 세 가지로 요약된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신(新)3고(원화강세·고금리·고유가)', 북핵(北核) 위협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우리 경제를 짓누르는 악재가 산적한 상황을 반영하듯 최고경영자들은 신년사에 '위기'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그룹 총수와 CEO들은 생존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근본적인 변신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변화·혁신으로 위기 돌파


    위기 극복을 위한 첫 번째 키워드는 '변화와 혁신'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율주행을 비롯한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를 계속 확대해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올 한 해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갖춘 신차를 12개 차종으로 늘리고 올해 상반기 출시될 수소전기 전용차를 기점으로, 시장 선도적인 친환경차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2025년까지 38개 차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새로운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끊임없이 진화해 지속적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딥 체인지(Deep Change·근원적 변화)'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껍데기를 깨는 비즈니스 모델의 파격적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물을 끓게 하는 100도와 99도를 결정짓는 것은 단 1도의 차이로, 혁신 온도를 지금보다 1도 더 높이는 집요함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전환과 혁신을 강조했다.


    삼성그룹과 LG그룹은 해외 혁신기업의 추격을 뿌리치기 위해 질적 도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익숙했던 기존 고정관념을 과감히 버려 사업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철저하게 우리 사업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근본적인 R&D 혁신,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역량 확보, 사업 방식의 철저한 변화, 국민과 사회로부터 더욱 신뢰받는 기업 등 4가지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부품 부문 사장은 "인공지능·자율주행·빅데이터 등 IT 산업의 급격한 패러다임 변화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하고 있다"며 "작년의 성과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롭게 변화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다르지 않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기존의 성장 방식은 앞으로 통하지 않는다"며 "고정관념을 넘어 일상의 다양한 경험으로부터 진솔하고 재미있는 스토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속 성장을 위해선 치열하게 일하고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최소한 두 배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 먹거리 창출과 사회적 책임 강조


    총수와 CEO들은 위기 상황이 올해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춰달라고 당부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자세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 달라"며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변화의 흐름을 잘 읽어내 그동안 우리가 축적한 역량을 모아 신사업을 발굴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데 매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2014년부터 이어진 구조조정 결과 회사 체질이 개선됨에 따라 올해부터는 기존 사업의 스마트화와 함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신성장 사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자리 창출과 상생 경영에 대한 주문도 빠지지 않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 코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주변과 항상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며 "경영 투명성을 갖추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한편 사회적 가치 창출을 기반으로 경영하고 일자리 창출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국민이 편안한 삶을 누리도록 환경·안전·건강 등에서 당면 과제 해결에 앞장서겠다"며 "우수한 중소기업을 발굴해 함께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한편 협력기업의 성장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