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2억명이 클릭한 '대박 콘텐츠'

    입력 : 2017.12.05 09:16

    [스타트업이 미래다] [3] 퀴즈 서비스 '봉봉' 김종화 대표


    당신은 좌뇌형? 소울메이트는?
    퀴즈 형식 질문으로 폭발적 인기… 올 매출 150억, 90%가 해외서
    金대표 "두 번의 실패가 밑거름"


    "미국에서·남미·유럽까지 전 세계에서 봉봉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2억명이 넘습니다.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공략했던 것이 주효했어요."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근처 사무실에서 만난 김종화(40) 봉봉 대표는 "국내 인터넷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 중에서 우리가 가장 글로벌화에 성공한 회사일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봉봉은 '나는 좌뇌형? 우뇌형?' '당신의 전생은?' 같은 퀴즈 콘텐츠를 앞세워, 한국어·영어는 물론이고 일본어·중국어·포르투갈어·네덜란드어 등 17개 언어로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1월 한 달 동안 봉봉 콘텐츠를 한 번이라도 읽은 이용자는 전 세계 242개 국가·지역에서 2억명이 넘는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가장 인기 있는 퀴즈, '당신의 소울메이트는'편(篇)은 세계 2억2000만명의 이용자가 퀴즈 풀기에 참여했다"며 "국내에서 인기를 끈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통하는 것을 보고 우리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세계 2억명 이상이 읽는 퀴즈형 콘텐츠


    김 대표는 3년 전 미국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의 창업자 조나 페레티의 인터뷰 기사를 보고 봉봉 서비스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버즈피드 전체 콘텐츠 중에 분량으로는 1%도 안 되는 퀴즈 섹션이 이용자 숫자에서는 30~40%를 차지했다"며 "경쟁이 심한 기사 스타일 콘텐츠를 피하면서 사람들이 공유하기 쉬운 모델이 퀴즈 형식 콘텐츠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발자 2명과 함께 한 달 동안 매달린 끝에 2014년 12월 31일 밤 10시에 '나는 좌뇌형? 우뇌형?'이라는 콘텐츠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퀴즈를 푸는 사용자에게 두 가지 보기 중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고르게 하거나, 깍지를 끼웠을 때 위에 있는 엄지가 어느 손인지, 다리를 꼬았을 때 어느 쪽 다리가 위로 올라오느냐는 등 단순한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었다. 이용자의 답변에 따라 좌뇌와 우뇌의 사용 비율을 퍼센트(%)로 보여줬다. 일부 과학적 근거에 재미 요소를 가미했다.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근처 사무실에서 만난 김종화 봉봉 대표는 "전 세계에서 매월 우리 퀴즈 콘텐츠를 푸는 이용자 수가 2억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배경에 보이는 그림은 창업 초기인 2015년에 인기를 끈 퀴즈'신이 나를 만들 때' 편(篇)에 등장했던 캐릭터다. /김연정 객원기자


    김 대표는 "연휴 동안에 20만명 이상이 이 퀴즈 콘텐츠를 읽었다는 데이터를 확인한 뒤 곧바로 벤처 창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봉봉은 한 달 남짓 뒤인 2015년 2월 설립됐다. 그는 봉봉 이전에도 두 차례나 벤처를 창업했다가 접은 경험이 있다. 첫 창업은 2005년 만든 여행 정보 사이트 윙버스. 그는 "윙버스도 꽤 인기가 있었지만 수익 기반이 약해 빚만 졌다"며 "하필 금융위기까지 터지는 바람에 투자를 약속했던 벤처캐피털도 연락을 끊어 네이버에 매각하고 회사를 접었다"고 말했다. 2010년에 창업한 소셜커머스(공동구매)업체 데일리픽도 초반에는 순항했지만 이후 여러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격화되자, 당시 1, 2위를 다투던 티켓몬스터에 매각하고 사업을 정리했다.


    ◇국내 최초 '10억명 이용 서비스' 목표


    김 대표는 세 번째 봉봉을 창업하면서는 본업(本業)인 퀴즈 서비스 못지않게 자금 흐름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두 번의 실패에서 얻은 교훈이었다. 김 대표는 "콘텐츠가 수십만, 수백만 클릭 수를 내며 대박이 났지만, 콘텐츠만큼 신경 쓴 부분은 자금이었다"며 "스타트업은 창업 초기 적어도 1년을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초기 성과를 바탕으로 엔젤투자자에게서 5억원 투자를 유치했고, 이후 정부의 모태펀드 컨소시엄에서 50억원을 받으면서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했다.


    봉봉은 수익 대부분이 광고다. 이용자가 퀴즈를 풀고 결과를 볼 때마다 위아래로 노출되는 배너(광고)가 주(主) 수익원이다. 그는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2배 정도 늘어난 150억원 안팎이 될 것"이라며 "수익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 세계인이 공감할 만한 내용을 간단한 퀴즈 형태로 만들다 보니 해외에서도 쉽게 반응이 온다"며 "브라질에서는 회사 직원의 친구가 심심풀이로 '당신의 소울메이트는'편을 포르투갈어로 번역해 개인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현지에서 일주일 만에 5000만명이 퀴즈를 풀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일본, 유럽 등에서 폭발적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 세계 10억명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